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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2007년 11월 02일자

최종수정 2020.02.12 13:15 기사입력 2007.11.02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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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돌리자 라이스와 오프라 윈프리-두 여성은 같은 흑인이면서도 출발은 달랐습니다. 그러나 그녀들이 추구하는 꿈은 어느 누구도 지울 수가 없었고 현재 두 사람은 빌보드 차트에만 오르지 않았을 뿐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며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영향력 면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콘돌리자 라이스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1위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오프라 윈프리는 1억4천만 시청자를 울리고 웃기는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앵커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먼파워는 이처럼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각종 고시에서 수석합격은 여성이 차지할 정도로 우먼파워가 거셉니다. 교수 의사 등 전문직에서도 여성의 비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기본으로 하는 여성리더십이 집중적으로 조명받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여성의 경제활동인구는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고 남성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최근 국제우주정거장에서는 특별한 손님맞이를 했습니다. 인류 우주탐험 역사상 처음으로 두 명의 여성 우주선 선장이 우주에서 만난 것입니다.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를 이끄는 마멜라 멜로이 선장이 국제우주정거장에 도착해 페기휫슨 선장과 만난 것은 인류가 우주비행을 시작한지 50년만에 처음 있는 여성우주인의 만남이었습니다. 그만큼 금녀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남성의 고유영역이 없어지고 그러한 영역에서 오히려 우먼파워들의 활동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착하고 순종적인 여성을 사회적인 표준으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당당한 여자나 강한 여자가 사회의 표준이 되고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당당하고 강한 여자는 진취적이고 창의적인 자세로 사회 각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감성의 시대이자 당당함의 시대입니다. 그래서 요즘 사회 각 분야에서 다양한 진면목을 보여주는 여성리더들을 보면서 여성이 지배하는 시대를 실감하게 됩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이 10살 때의 일입니다. 그녀는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 여행의 성격은 복음전파 교육이었다고 합니다. 여행의 최종목적지는 수도인 워싱턴 D.C였습니다.

어린나이였지만 그녀는 다양한 역사적 유물을 접하며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백악관 구경도 그 과정의 일부였습니다. 그녀는 가족들과 함께 백악관 정문에 멈춰 섰습니다. 그런데 내부 구경에 여념이 없던 일행의 침묵을 깨뜨린 일이 벌어졌습니다. 침착하게 백악관외관을 응시하던 그녀는 아버지를 향해 말했습니다.

“아빠, 제가 지금 밖에서 백악관을 구경해야 하는 것은 피부색 때문입니다. 두고 보세요. 저는 반드시 저 안으로 들어갈 거예요.”

그 후 그녀는 그 말을 실현시켰습니다. 25년 후 소련과 냉전 후 통일독일에 대한 미국의 정책을 주도하는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수석보좌관으로, 또 그 후에는 아들인 조지 W 부시 현대통령의 국가 안보 보좌관으로, 지금은 국무장관을 맡고 있습니다. 그전통적으로 백인 남성이 지배하는 미국사회에서 한 흑인 여성이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에서 최고자리에 있으면서 가장 암울했던 과거를 가장 극적인 순간으로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감성으로, 당당함으로 여성사를 써가는 콘돌리자 라이스를 다시 보는 계기가 됐으면 합니다.

이런 콘돌리자 라이스와 대조적으로 오프라 윈프리는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인종차별주의가 극심한 미시시피주의 가난한 흑인출신으로, 그것도 사생아로 태어났습니다. 6살때까지 외가에서, 13살때까지 밀워키에서 파출부로 일하는 편모슬하에서, 19살때까지 다른 여자와 살고 있는 아버지 집에서 자랐습니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자란 그녀는 마약을 하고, 난잡한 성생활로 미혼모도 되고, 가까운 친지에게 성폭행도 당하고, 소녀 감호원에 출입하는 형편없는 삶을 살아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는 지금 세계 1억4000만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가장 영향력 있는 방송인이 됐습니다. 윈프리는 언젠가 사람들에게 내가 무엇인가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말겠다는 뜨거운 열정으로 살았다고 합니다. 그 결과 그녀는 미국 토크쇼의 여왕 자리에 앉게 됐습니다.

윈프리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금년 초 4000만 달러를 기부해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 남쪽지역 작은 마을에 학교를 세웠습니다. 그는 학생들의 선발과정에 자신이 직접 면접관으로 참여할 만큼 남다른 애정과 관심을 보여줬다고 합니다. 이 학교에는 현재 아프리카 빈민층 출신의 재능있는 여학생 152명이 무료로 교육을 받고 있습니다.

여성 지도자를 길러내기 위해 ‘아프리카에 ’오프라 윈프리 리더십 아카데미‘를 세워 여성 지도자를 길러내는 일에 뛰어든 것입니다.

그런데 최근 이 학교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여자 사감이 한 학생의 목을 붙잡고 벽으로 던지는 등 폭력을 휘두르는 일이 발생했고 성추행사건까지 일어나 일부학생들이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윈프리는 이를 수습하기위해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날아갔습니다. 학부모들과 학생들에게 사과를 하기위해서입니다. 여학생들을 직접 만난 윈프리는 “무슨 일이 있으면 꼭 연락하라”며 자신의 전화번호와 이메일주소까지 적어줬다고 합니다.

“정치에서 말이 필요하면 남자를 찾고, 행동이 필요하면 여자를 찾으라”는 얘기가 있습니다. 마가렛 대처 전 영국수상을 두고 유행했던 말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의 CEO와 임원 400명을 대상으로 5년 후 한국경제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기업들도 앞으로는 여성인력을 지금보다 더 많이 뽑거나 남성과 같은 수준으로 하겠다는 응답을 했다고 합니다. 저출산 고령화가 한국경제에 가장 큰 위협중의 하나인데 이에대한 대안으로 여성인력 활용극대화를 꼽았다는 것입니다. 이들의 이같은 전망이 콘돌리자 라이스와 오프라 윈프리처럼 세계를 움직이는 한국의 여성을 많이 배출하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봅니다.

이번 주말에는 의문의 죽음을 둘러싼 궁녀들의 미스터리를 그린 영화 ‘궁녀’를 감상하면서 “여자가 무슨”이라는 말로 비하시킨 적은 없는지, 여자이기 때문에 꿈을 접었거나 접게 한 적은 없는지 되돌아보는 시간되시기 바랍니다. 영화 속에서 느끼는 여자주인공(박진희)의 에너지가 글로벌시대에 걸맞는 우먼파워의 꿈을 키워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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