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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성들, '신데렐라 꿈' 깬다

최종수정 2007.11.02 09:39 기사입력 2007.11.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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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차이 탓으로 NRI와의 결혼 실패 여성 늘어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탓 정부 대책 실효 없어
"여성의 낮은 사회적 지위가 근본원인" 지적도

아차나 샤르마는 결혼을 통해 가족들을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었다. 북부 하리아나주 출신의 인도 민속 무용가였던 샤르마는 25살이었던 1999년 캐나다에 살고 있던 해외거주 인도인(NRI)과 결혼했다.

당시 샤르마는 영화 출연 제의가 들어올 정도로 미모가 뛰어났다. 하지만 보수적인 가정 탓에 그녀는 영화 출연을 거부했다. 대신 캐나다 토론토에서 거주하고 있던 사람과의 결혼을 선택했다. 결혼 전 샤르마는 한 번도 그 남자를 보지 못 했다. 하지만 샤르마는 "그와 함께 캐나다로 가서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일단 캐나다에 정착한 뒤 두 명의 여동생과 어머니도 데려올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결혼 생활은 단 6주 뿐이었다. 그녀가 캐나다로 올 수 있게 모든 법적인 절차를 마무리짓겠다며 캐나다로 떠났던 남편은 돌아오지 않았다. 6년 뒤 샤르마는 자신이 파혼당했다는 내용의 편지를 받았다.

샤르마와 같은 사연을 지닌 인도 여성들이 늘고 있다고 타임지가 5일자를 통해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이같은 여성이 약 3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보고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수치가 더 높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가부장제에 익숙한 가족들이 가문의 명예를 위해 이와 같은 사건을 덮어두려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결혼 실패는 곧 치욕이라는 사회적 통념이 약화됐을 뿐만 아니라 여성들이 이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이에 인도 정부는 올해 초 해외에서 샤르마와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돕기 위한 금융 지원과 상담 계획안을 마련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와 같은 정부 노력이 알려지면서 사건이 보고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0년간 인상적인 경제 성장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약 45만명의 인도인들이 직장을 찾아 해외로 나갔다. 이 중 불법 이주도 많다. 전문가들은 해외 이주가 더 나은 기회를 얻기 위한 면도 있지만 많은 경우 사회적 지위와 관련된 것이라고 설명한다. 가족 중 누군가가 해외에서 거주한다는 사실이 자체가 자랑거리라는 것이다.

인도 여성위원회 기리자 비야스 의장은 "서구 문화를 접해보지 않고 해외 거주 인도인과 결혼하는 여성은 문화적 충격을 받는 경우가 많은 반면 남편은 아내의 전통적 결혼 방식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며 "이처럼 양립할 수 없는 가치관의 상충으로 결혼 생활이 결국 파탄에 이르게 된다"고 설명했다. 비야스 의장은 또 "특히 NRI가 막대한 지참금이나 일시적 유흥을 목적으로 결혼을 하는 경우에는 더욱 문제가 된다"고 설명했다.

정부 기관과 사회단체는 이러한 부작용을 바꾸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여성위원회는 정부가 결혼 신고를 의무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샤르마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녀는 "정부나 사회단체의 노력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것"이라며 "가장 절실한 것은 여성의 사회적 지위 향상이지만 이는 너무 더디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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