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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2007년 10월 22일자

최종수정 2020.02.12 13:15 기사입력 2007.10.22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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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두바이의 발전모델은 석유자원이 고갈되었을 때를 대비한 것이라고 합니다. 매장된 석유자원이 다 떨어졌을 때 먹고살 준비를 지금 해놓고 보자는 것입니다. 이렇듯 두바이의 기적은 석유시대의 종말에 대비해 지금 벌어들이는 오일달러를 활용할 수 있는데 까지 최대화시켜 보자는 데서 출발한 셈입니다.

지구상에 얼마나 많은 석유가 묻혀 있을까요? 영국계 메이저 석유회사인 BP사는 1조1000억 배럴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생산량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앞으로 41년 정도 더 퍼낼 수 있는 물량입니다. 여기에 앞으로 탐사 및 시추기술의 발전을 감안하면 3-4조 배럴 더 늘릴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다만 채굴단가가 낮고 유망한 대형유전이 줄어들고 있어 경제성이 문제입니다.

2003년부터 시작된 국제유가의 상승행진은 테러에 대한 불안 심리와 중장기적인 공급불안 때문입니다. 특히 석유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여기에 걸맞게 공급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중국을 비롯한 브라질, 인도, 러시아 등의 높은 경제성장속도는 석유수요를 부채질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경우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원유소비가 많을 만큼 석유소비가 왕성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다 미국의 연기금과 펀드등도 유가상승에 한몫을 하고 있습니다. 올들어 국제 원유시장에 들어온 펀드자금 규모가 1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1990년대 유가가 바닥수준을 유지할 때 석유수출국기구(OPEC)등은 이에 대한 투자를 기피했습니다. 10년 이상 거의 생산능력을 늘리지 못한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미국의 석유정제능력은 20년 전에 비해 오히려 줄어든 상태입니다.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것은 단기적으로 이에 대응하지 못한 탓입니다. 최근 석유수출국기구가 하루 50만 배럴씩 증산하는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공급부족현상은 계속 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텍사스 유전이 발견되기 직전 석유가격은 현재 가치로 환산할 경우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었습니다. 그러나 유전이 발견되자 가격은 불과 1달러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석유의 역사는 폭락과 폭등의 역사나 다름없습니다.

그러면 현재 유가의 고공행진은 어떻게 될까요? 이에 대한 전문가들의 예측은 매우 불길한 미래를 예상하게 합니다.

현재 미국 텍사스 산 중질유 가격은 배럴당 90달러를 넘나들고 있고 두바이유가격도 79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이미 전문가들은 유가 100달러시대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으며 1,2차 오일쇼크 같은 충격이 오면 적지 않은 기업들은 이를 감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가에 직접 노출된 업종은 더욱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린 그동안 석유자원이 고갈될 것이란 우울한 전망에 너무나 익숙합니다. 1970년대 후반 2차 오일쇼크 직후에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온다고 경고를 한 학자들이 많았습니다. 2004년 9월 허리케인 아이반이 멕시코 만의 시추시설을 강타하자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젠 이런 경고는 피해갈 수 없는 현실로 다가 왔습니다. 최근의 고유가의 근본적인 원인이 노후화된 정유시설로는 중국, 인도 등 개발도상국으로 인해 늘어난 석유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수습불균형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속도가 문제지,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것 같습니다.

유가급등으로 세계경제를 둘러싼 불안감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습니다. 미국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확산되며 미국 발 경제그늘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에다 국제원자재 가격까지 계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교수는 최근의 미 달러화 약세가 추가 하락을 위한 전주곡에 불과하다며 달러화의 추가하락 경기침체의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고유가등으로 미국 경제가 심상찮음을 예고하는 징후들입니다. G7재무장관들 역시 세계경제 적신호를 경고하고 나섰습니다.

최근처럼 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질 경우 인플레압력은 높아질 수밖에 없고 세계경제는 침체국면으로 빠져들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문가들의 분석입니다.

이같은 글로벌 인플레조짐이 가시화되면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엄청남 충격에 휩싸일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계속되는 달러화 약세도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경제에는 큰 부담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우리는 지난 73년 1차 오일쇼크 때 혹독한 대가를 치뤘습니다. 세계경제의 불황→수출타격→경제성장률 2년 연속 하락으로 경상수지 적자가 확대되고 외환부족에 따라 국제금융기관으로부터 긴급지원을 받기도 했습니다. 2차 오일쇼크가 발생한 79년에도 쓰라린 경험을 했습니다. 그때는 농작물 흉작, 정치 불안까지 겹치며 5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 경험을 했습니다. 경상수지 적자폭은 78년 10억 달러에서 80년 50억 달러로 확대된바 있습니다. 21세기판 오일쇼크에 과거와는 다른 강도의 위기의식을 느끼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사막 한가운데 살고 있는 ‘오아시스의 주인’얘기가 있습니다. 우리는 지금 그 오아시스의 주인처럼 현재를 보내고 있는지는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오아시스 주인은 오가는 사람들에게 물을 팔아 큰돈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그의 욕심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더 많은 물을 팔기를 원했습니다. 이런 궁리를 하던 끝에 그는 오아시스 옆에 있는 큰 나무가 엄청난 물을 빨아먹는 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무릎을 쳤습니다. 그 나무를 베어내면 물을 더 많이 팔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나무를 없애버렸습니다. 그후 오아시스의 물은 마르기 시작했습니다. 오아시스의 물은 나무를 통해 나오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석유시대의 종말에 대비해 우리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배럴당 100달러 시대가 눈앞에 다가와 있는 긴박한 상황에서 우리는 무슨 준비를 하고 있습니까? 더 많은 물을 팔아먹는 데만 집착해 나무를 베어내는 어리석음을 범하지는 않고 있습니까? 호들갑은 아니더라도 이에 대한 위기의식, 긴장감이 있어야하는데 지나치게 무감각해져 있지는 않습니까? 정치의 계절입니다. 이같은 문제가 후순위로 밀려나 있는 한 한때 일본이 그랬던 것처럼 ‘잃어버린 10년’의 고통을 감수해야 할 것입니다. 석유가 많이나는 나라에서도 석유시대의 종말에 대비하는데 우리의 지도자들, 우리의 기업, 우리의 국민들은 과연 무슨 생각을 하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지 생각해보는 월요일 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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