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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만 되면 재벌은 '봉'

최종수정 2007.10.22 11:30 기사입력 2007.10.22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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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환경도 안좋은데"...기업인 줄줄이 증인

재계 총수와 CEO들을 무더기로 국정감사에 불러 수시간씩 대기시켜놓았다가 한 두마디 물어본 후 돌려보내는 등 연례적인 '기업인 국감 벌세우기' 행태가 되풀이될 조짐이다. 

22일 국회와 재계에 따르면 정무, 환경노동위, 문광위, 법사위 등 주요 위원회들이 재계총수와 CEO에 대해 국감증인 출석을 줄줄이 요구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의 공정거래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23일)에서는 이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로 인한 지방 중소도시 유통업계 경영난과 관련, 정용진 부회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 부회장이 대주주로서의 의결권을 가지지만 경영에는 직접 참가하지 않고 있다"며 이번 국감과 관련해 이경상 이마트 대표가 출석할 수 있도록 증인 변경 신청을 해 놓은 상태다. 이 관계자는 "국회로부터 정용진 부회장의 출석 요구를 받았지만 현재 중국 상하이 출장길에 있기 때문에 난처한 입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증인으로 신청한 국회 정무위 이원영 의원실(대통합민주신당)측은 "정 부회장이 증인출석 거부시 원칙적으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증인에는 박창규 대우건설 사장, 김갑렬 GS건설 사장, 김종인 대립산업 대표 등 대형건설사 사장 등도 포함되어 있다. 이들은 지하철 7호선 연장 6개 공구 입찰과 관련해 담합 사실이 적발되면서 주요 증인으로 채택됐다. 

또한 자진신고자 감면제도의 효율성과 문제점을 검토하기 위해 호남석유화학의 정범식 대표와 대우건설의 박창규 대표이사 증인으로 신청됐다. 이들은 공정위가 담합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자, 자진해 담합사실을 인정하고, 과징금 감면 혜택을 봤던 회사의 대표들이다. 

이 때문에 자진신고 업체를 증인으로 채택해 신고 사실이 공개되면 비밀 유지를 원하는 기업의 자진신고가 위축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법사위에선 두산 총수일가의 비자금 건과 관련해 비자금 관리책임자인 박용성 두산그룹회장과 그의 장남인 박진원 상무에 대한 국감 증인채택 여부가 논란이 되고 있다. 

증인채택을 요구한 노회찬 의원측은 "두산 총수일가는 1973년부터 2006년까지 33년간 수백억원에 달하는 비자금을 조성해 60여 개의 차명계좌로 몰래 관리해 왔다"며 비자금 관리책임자인 박용성-박진원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법사위 내에서는 "이미 사법적인 판단이 끝난 문제를 재론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등 찬반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국회산자위 소속 한나라당 곽성문 의원(대구 중ㆍ남)은 황창규 삼성전자 반도체 총괄사장, 남용 LG전자 부회장 등의 증인출석을 요구했다가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대구 지역구 출신은 곽 위원이 대구에서 매년 정보디스플레이 전시회 'IMID'를 열어오다가 최근 산자부가 국내 전자산업을 대표하는 3대 전시회를 통합, 내년부터 일산 킨텍스에서 열기로 하자 이에 반발, 삼성과 LG 입장을 듣겠다며 황 사장 등을 산자부 국감의 증인으로 신청했다. 그러나 산자부가 입장을 바꿔 대구 행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고 곽 의원은 증인신청을 철회했다. 

3년째 이건희 회장의 국감 증인 신청을 하고 있는 국회 법사위 소속 노회찬 민주노동당 의원의 경우도 마찬가지. 노 위원은 지난달 이건희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증인 채택은 이뤄지지 않았다.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 저가 발행과 관련해 이건희 회장의 입장을 묻겠다는 것이 취지이지만, 일각에선 노 위원이 이건희 회장을 계속 물고 늘어지면서 정치 쟁점화하려는 계산이 크다는 지적을 제기하고 있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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