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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외화내빈' 한국의 LPGA투어

최종수정 2016.12.26 12:38 기사입력 2007.10.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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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유일하게 개최되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하나은행ㆍ코오롱챔피언십이 파행 종료되면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LPGA가 '대회 연장으로 인해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외국 선수들의 손을 들어줬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대회 축소의 원인에 대해서도 LPGA와 골프장측의 의견이 맞섰다. 

사태의 발단은 LPGA의 갈팡질팡한 대회 운영에서 출발했다. LPGA는 21일 경북 경주 마우나오션골프장에서 열린 최종 3라운드 도중 오전 9시15분 경 '강풍으로 플레이가 어렵다'며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LPGA는 11시 경에는 오후 12시45분부터 경기를 속개하는 한편 일몰로 인해 경기를 끝내지 못할 경우 다음날 잔여 경기를 치른다는 방침을 세웠다. 

경기 연장 방침은 그러나 외국 선수들의 불만을 야기했다. 공교롭게도 이번 대회에 출전했던 외국 선수들 대다수가 오는 25일부터 태국에서 개막하는 혼다LPGA타일랜드대회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22일 오전 출국 일정이 잡혀 있는 외국 선수들로써는 대회가 하루 늦춰지는 것이 달가울리 없었다. 외국 선수들의 입김이 강력하게 작용한 것으로 짐작되는  대목이다. 

LPGA는 결국 오후 2시 경 "강풍에다 그린 손상으로 더 이상 대회를 치를 수 없다"면서 "2라운드로 축소해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초점은 이제 강풍에서 코스 컨디션으로 옮겨졌다. 

그러자 이번엔 골프장측에서 발끈했다. 골프장측은 "그린때문에 대회를 취소했다는 것은 골프장측에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코스 컨디션이 좋지는 않았지만 경기를 못할 정도는아니었다"고 주장했다. 

가장 큰 피해자는 물론 이른 새벽부터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갤러리였다. 몇시간을 추위속에 기다리던 갤러리의 짜증은 분노로 돌변했고, 수백명의 갤러리가 클럽하우스 입구에 모여들어 거세게 항의하는 소동까지 빚어졌다.

하나은행이나 코오롱 등 대회 스폰서측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대회 최종일 경기의 방송에 따른 마케팅 효과는 아예 없었고, 골프팬들에게는 오히려 역효과만 초래했다. 

이 대회가 미국에서 열렸어도 똑같은 결정을 내렸을까. LPGA가 혹시 이 대회를 변방의 '그저 그런' 대회로 취급하는 것은 아닐까. 

예전에도 그랬다. 이 대회의 전신인 CJ나인브릿지클래식으로 열리던 2003년 초. LPGA는 한국과 아무 협의도 없이 이 대회 일정을 당초 예정된 10월31일에서 2주 앞당겨 10월16일로 발표한 적이 있었다. 

그러자 한국프로골프협회(KLPGA)는 'LPGA의 일방적인 일정 조정은 한국을 무시한 처사'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하지만 KLPGA의 다음 행동은 대회가 겹치는 현대증권측에 일정을 양보해 달라는 협상뿐이었다. 

매년 150만달러짜리 '빅 매치'를 개최하느라 엄청난 돈을 쏟아붓지만 KLPGA나 한국의 스폰서들은 아무 힘도 없이 '봉 노릇'만 하고 있다. 이것이 '겉은 화려하지만 속은 텅 비어있는' 이 대회의 현주소이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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