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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정신병원에 가둔 '비정한 아들'

최종수정 2007.10.22 08:04 기사입력 2007.10.22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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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를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 시킨 뒤 인감도장을 훔쳐 땅을 매각하려 한 비정한 아들이 3년가까이 소송에 휘말리는 대가를 치렀다.

경기도에 사는 박모씨는 2003년 최모씨에게서 '소송하면 할아버지 소유이던 땅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에 아버지의 땅을 일부 팔아 소송 비용부터 마련키로 결심하고, 인감도장을 훔쳐내려다 실패하자 최씨와 짜고 아버지를 충남에 있는 한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켰다.

이후 박씨는 아버지의 인감도장을 빼돌려 부동산 매도용 인감증명서를 발급 받은 뒤 최씨에게 건네줬고, 최씨는 이를 이용해 박씨 아버지 땅 일부를 2억8천만원에 매매 계약했다.

이 과정에서 박씨 아버지가 다니던 양로원에서 박씨의 아버지 행방이 묘연하자 실종 신고를 했고, 정신병원에 있던 아버지를 찾은 경찰은 박씨에게 '아버지를 퇴원시키지 않으면 의법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하자 박씨는 11일만에 아버지를 다시 집으로 모시고 왔다.

그러나 훔친 인감증명서와 부동산 매도권 대리 합의서에 따라 박씨 아버지의 땅을 매입한 이모씨가 나타나 소유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박씨는 뜻하지 않은 소송에 휘말리게 됐다.

이씨가 대리권을 받았다는 최씨에게서 4억6천여만원에 땅을 샀다면서 박씨 아버지를 상대로 소유권 이전등기 청구소송을 낸 것이다.

1심 재판도중 박씨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박씨와 박씨 어머니, 형제들은 피고돼 재판을 승계 받게 됐고, 1
심은 최씨가 이씨에게 제시한 박씨 아버지의 인감증명 등은 효력이 없다고 판단,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에 이씨는 항소했으나 서울고법도 박씨 아버지가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된 사이 최씨가 박씨로부터 받은 인감증명서를 이용해 사기로 땅을 넘겼을 것에 무게를 두고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비정한 아들로 낙인된 박씨는 한 순간의 잘못된 생각 탓에 아버지를 잃고 항소심을 거쳐 승소하기까지 2년8개월을 지루한 법정타툼으로 죄값(?)을 치뤘다.

정선규 기자 sun@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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