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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발전소의 힘' 파푸아발전소법인

최종수정 2007.10.21 12:00 기사입력 2007.10.21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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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싱가포르까지 7시간 가까운 비행, 싱가포르 창이 국제공항을 빠져나와 다시 6시간을 더 날아간 뒤 드디어 남태평양의 섬나라 파푸아뉴기니에 발을 디뎠다.

연중 무더운 열대성 기후로 21~32도. 부족만 800여개에 이르는 다인종 국가라 다양한 문화가 뿜어내는 입김만으로도 도시 전체가 후끈하다. 

파푸아뉴기니 포트모르즈비 공항에서 육로로 30분 남짓 이동하자 광활한 초원위에 대우인터내셔널의 파푸아발전소법인(Hanjung Power Pty Ltd)이 자태를 드러냈다.
 
말 그대로 한나절 동안 '산 넘고 물 건너' 도착한 것.

파푸아발전소법인은 대우인터내셔널과 두산중공업이 합작해 지난 1997년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국가급 전력 발전소 중 하나인 이 곳에서 생산되는 전력은 연간 24㎿H로 소규모지만, 수도인 포트모르즈비 지역 43%의 전력공급량을 책임지고 있다. 도시 절반에 해당되는 전력이 이곳을 통해 공급되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4조 3교대 24시간 근무제로 12㎿H 발전기 2기가 상시 운행중에 있다. 이 곳에서 뿜어내는 전력은 하루 460㎿로 선로를 이용해 전력거래소로 보내져 수요자들에게 공급되고 있다. 

지난해 평균 공장 가동률은 91%로 2003년 부터 90%를 상회하고 있다.

파푸아발전소 법인장인 대우인터내셔널 이상하 이사는 "연간 20여일의 정기보수 기간을 제외하면 실질적인 가동률은 100%에 달한다"며"2004년에 투자 자본금을 모두 회수, 2014년까지 연간 500만달러 이상의
수익을 보장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젝트 오거나이징'...대우 명성 그대로

한반도 2배가량의 면적에 서울 인구의 절반밖에 안되는 낯선땅. 자급자족 조차 되지않던 황량한 오지에서 어떻게 발전소법인을 설립하게 되었을까? 

대우인터내셔널의 차별화된 핵심역량인 '오거나이징'과 '리스크 매니지먼트' 역량이 빚어낸 '프로젝트 오거나이징'기법의 성과다.

대우인터내셔널과 두산중공업(과거 한국중공업)은 1995년에 현지정부 산하 파푸아뉴기니 전력청이 실시한 국제경쟁입찰에서 해외경쟁자들을 제치고 민간발전사업권을 확보했다.

이듬해에는 전력청과 전력 장기공급계약(PPA)을 체결, 파푸아뉴기니발전법인을 설립했다.

1997년 발전소 가동을 필두로 1999년 발전소 상업가동 개시까지, 10여년간 파푸아뉴기니 전력공사에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

남태평양에서 '민간발전소(IPP) 프로젝트'의 새역사를 쓰고 있는 것이다. 

IPP는 민간자본으로 발전소를 건설하고 최소 15~20년 동안 발전소를 운영하며 국영전력회사에 전력을 판매, 투자자금을 회수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이다.

이러한 사업은 생산시작 이전인 사업초기의 계획, 사업구조, 수요처와의 장기공급계약 내용에 따라 향후 20년 동안의 사업 운영내용과 사업의 성패가 결정된다. 또 현지국의 정확한 이해와 주변여건의 극복이 필수적인 사업이다.

파푸아발전소법인은 설립 초창기에는 열악한 자연환경과 부족한 산업 기반 시설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 토지매입 등 공사착공부터 부족공동체와의 합의를 도출해 내는데도 갈등이 예상됐다.

하지만 프로젝트 오거나이징에서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는 대우인터내셔널은 송전선 공사에서 부터 기지를 발휘했다. 

현지 부족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발전소 부지확보에 직접 나서지 않고 파푸아뉴기니 정부에 위임했다.

또 일부 부족과 발생한 트러블은 송전선을 우회해 건설하고 부족 사람들을 직원으로 적극 채용, 좋은 이미지를 포지셔닝했다.

아울러 달러와 현지화 변동을 연계한 계약으로 외환위기의 화살을 비켜가는 한편, 환율변동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투자비 회수를 보장받고 있다. 

고유가 리스크 역시 전력대금에 시장 연료가격을 반영시키는 연료공급계약으로 이를 극복했다.

이와함께 저개발국가라는 이유로 수출입은행으로 부터 해외투자자금 대출이 어려워지자 수출보험공사의 신용보험을 활용, 3700만달러의 자금줄을 터는데 성공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04년에 투자 자본금 780만달러 등 초기 투자비용을 모두 회수하고 2004년에 570만달러, 2005년에 430만달러, 2006년에 400만달러의 이익을 올렸다.

2006년부터 배당세 15%가 적용되지만 올해도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이를 계기로 최근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해외유전개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원개발 '전쟁'..우리는?

파푸아뉴기니는 석유·니켈 등이 풍부한 자원의 보고다.

금 매장량은 세계 7위, 동 매장량은 세계 15위에 이른다. 때문에 전 세계 자원 관련 기업들이 이 나라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세계적인 유전개발 기업 인터오일은 이미 10년 전부터 파푸아뉴기니 현 정부와 밀접한 관계 속에 유전 사업
및 LNG 플랜트 건설사업에 투자를 진행해오고 있다.  

또 메릴린치와 퍼시픽LNG 같은 세계 굴지의 기업들도 전망을 밝게 보고 각각 수천만달러를 자원개발부문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파푸아발전소법인의 민간투자사업(BOT방식)계약은 2014년 6월 만료된다. 그 이후에는 계약에 따라 566만달러에 파푸아전력공사가 매입하든지 다시 합의에 따라 사업을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알토란같은 발전소 수익을 경험한 파푸아 정부가 연장계약에 쉽게 응할지는 미지수다.

파푸아뉴기니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공장증설이나 사업다각화 등 새로운 캐시카우 창출이 긴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자원부는 지난해 파푸아뉴기니에 '민·관 자원협력단'을 파견, 에너지·자원 분야에 대한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가스공사도 올 초  파푸아뉴기니에 가스전탐사 및 개발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작만 요란할 뿐 소리없는 메아리로 묻히고 있는 현실이다.

이상하 법인장은 "2년전부터 중국업체들과 파푸아정부와의 접촉이 빈번해 지고 있다"면서"조만간 대규모 가스발전소가 건설되는 등 다국적기업들의 진출 성과가 가시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

포트모르즈비는 지난해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조사한 세계 130개 수도와 주요 도시 가운데 최악의 도시로 꼽혔다. 치안불안이 곳곳에서 노출되기 때문이다.

외교통상부가 여행자제국으로 지정한 것은 이유가 있다. 

실제로 번화가 주변에도 도보로 이동하는 외국 여행객들의 모습이 쉽게 눈에 띠지 않았다. 대낮에도 도보로는 외출을 하지 말라는 경고 메시지 때문이다. 

관광객들의 이동이 잦은 빌딩은 전시를 방불케 할 만큼 경비가 철저했다. 호텔 들머리는 2명의 경비원이 지키고 있고 차를 몰고 온 손님들을 일일이 확인한 뒤에야 문을 열어줬다.

호텔 앞마당엔 철조망과 감시 카메라까지 설치돼 있었으며 밤이면 정문 바깥에 3명의 무장 경비원과 독일산 셰퍼드 2마리까지 동원해 삼엄한 경계를 폈다. 

호텔이 있는 곳은 포트모르즈비에서 가장 번화한 곳이었는데도 말이다. 

지난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파푸아뉴기니 파견으로 이 곳에 온 A씨는 심각한 폭행으로 죽다 살아나 페루로 이송됐다.   

최근 부임해온 프랑스인 파푸아 박물관장도 심각한 강도 상해를 입어 병원에 입원중이었다. 현지에서는 외국인들은 반드시 강도에 대비해 포켓머니를 휴대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치안이 이쯤이면 차안에 놓인 가방만 보여도 총기류를 빼고 덤빈다는 '치안의 지옥' 브라질의 상파울로에 버금갈 만 하다.

포트모르즈비에 한국교민은 어림잡아 70여명. 전국에 200여명. 이들의 안전이 우려됐다.

파푸아발전소 두산엔진 안진환 과장은 "치안이 불안한것은 사실이지만 뉴욕에도 할렘가가 있듯이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취약지구만 조심하면 생각만큼 위험하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포트모르즈비(파푸아뉴기니)=김진오 기자  jo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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