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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황 조선업의 두 얼굴

최종수정 2007.10.17 11:43 기사입력 2007.10.1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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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급증 속 흉흉한 조선소 현장

조선업체들이 늘어나는 수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으나, 현장에서는 급증하는 일감을 처리하기 위한 무리한 조업일정 강행으로 인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거제조선소에서는 지난 12일과 13일 연이어 발생한 중대 산업재해로 노동자들이 목숨을 잃자 노조가 즉각 작업중지권을 발동, 2도크의 조업이 하루 동안 전면 중단하는 일이 발생했다.

지난 12일 오후 대우조선의 사내하청 노동자인 정 모(60)씨가 산재성 사고로 사망했다. 대우조선해양노조가 작업중지권을 발동해 2도크의 조업이 즉각 중단됐다. 이튿날인 13일 조업이 재개됐으나 이번에는 약 23m 높이서 안전장치를 제대로 갖추지 않은 채 발판작업을 하던 김 모(37)씨가 추락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노조는 2도크 내 사고 발생 지역에 대한 작업중지권을 재차 발동, 이 지역의 조업은 17일 오전 현재까지 재개되지 않고 있다.

김성철 대우조선해양노조 편집국장은 "잇따라 중대 산업재해가 터지면서 13일 오전 10시부터 사측과 긴급 대책회의에 돌입했다"며 "전체적으로 안전이 인증된 지역만 작업을 재개하고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 부분은 여전히 조업이 중단된 상태"라고 말했다.

그는 "13일 인명피해가 발생한 발판 작업은 지난 2005년 6월에도 똑같은 인명피해가 발생했던 위험한 공정"이라며 "건축용 가설재를 배 안에 세우고 작업하는 위험천만한 공정임에도 불구하고 사측에서는 재발방지를 위해 특별히 약속한 내용이 없다"고 덧붙였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는 지난 16일 또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 가운데 올들어서만 모두 10명이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었다. 지난달 15일에는 그라인딩 작업을 하던 정 모(35)씨가 블록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이어서 지난달 20일에는 도장 1부에 근무하는 장 모(52)씨가 강재 운반용 차량에 치여 숨졌다.

울산조선소에서는 이 외에도 지난 7월 말과 8월 초 인명 피해가 연이어 발생했다. 두 건 모두 지붕 보수 작업을 하던 중 지붕 판넬이 깨지면서 추락해 사망한 사고다. 7월에 사망사고가 발생하고도 안전장치를 개선하지 않아 8월 초에도 똑같은 사고로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것.

한 관계자는 "올 들어 현대중공업에서만 산업재해로 모두 10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며 "중대 산업재해가 잦아 노동부의 특별 근로감독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현대삼호중공업에서도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지난 12일, 5주째 야간작업을 하던 이 회사 도장부 임 모(36)씨가 오전 4시경 현장에서 블록을 운반하던 중 대형 문과 벽면사이에 끼어 숨졌다. 이 공장의 대형 문에는 자동 센서 등 안전장치가 갖춰지지 않아 대형사고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수 년 전에도 이와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고도 다행히 인명 피해로는 이어지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참사를 피하지 못했다.

우경희 기자 khwo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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