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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2007년 10월 17일자

최종수정 2020.02.12 13:15 기사입력 2007.10.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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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도전 속에서 생존하고 성장하려면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계속 내놓을 수 있어야 합니다. 새로운 상품을 내놓지 못하는 기업은 결국 시장에서 퇴출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상품은 그냥 나오지 않습니다. 초일류기업을 향해 달리는 기업들의 CEO들이 신수종을 강조하지만 그것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기업문화가 이를 뒷받침해주어야 합니다.

불과 1-2년 전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이 있는가하면 예상을 뛰어넘는 탁월한 성장세를 보이는 회사도 있습니다. 성장가도를 계속 달리는 기업의 공통점은 과거의 방식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직원들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낚아챌 수 있는 분위기를 갖고 있습니다.
노점상서 세계적인 주얼리 회사를 만든 필그림의 토마스 아담슨 사장은 이를 잘 활용한 인물입니다.(중앙일보 보도) 그는 회사 내 의사소통이 자유로우면 창의력이 자연히 샘솟는다고 말합니다. 호기심이나 창의력은 누구에게나 있고 그것을 발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게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그는 창의성을 이끌어내기 위해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는데 역량을 집중해 왔다고 합니다. 직원이면 누구나 자기생각을 이야기하고 의견을 주고 받을 수 있도록 한 것이 필그림의 성공비결이라는 얘기죠.

일본에 산토리라고 하는 음료회사가 있습니다. 이 회사의 낫장이라는 음료수는 오렌지주스엔 반드시 100% 오렌지과즙이 들어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제품입니다. 이 제품은 20대 신입사원이 낸 아이디어로 탄생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음료는 일본 음료 역사상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습니다. 새로운 시장개척으로 그들만의 블루오션을 찾은 셈이죠. 이 사례 역시 회사 내 커뮤니케이션을 덕을 톡톡히 본 것입니다.

남양유업은 아이디어 공모를 통해 17茶를 개발했습니다. 이회사의 차 음료 ‘몸이 가벼워지는 17茶’는 당초 ‘내몸을 생각하는 17茶’ ‘몸에 좋은 17茶’등 여러 이름가운데 사내 직원들의 활발한 커뮤니케이션 과정을 거쳐 대박을 터트렸습니다. 외부 소비자도 중요하지만 최초 소비자이기도한 직원들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더 중요시하는 문화가 히트상품을 만들어 낸 것입니다.
요즘 재테크 수단으로 펀드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펀드 중에서도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 중의 하나로 ‘CJ지주회사 플러스 주식형 펀드,가 꼽히고 있습니다. 금년 1월에 개발된 이 펀드에는 1조원이 넘는 자금이 몰렸고 수익률로 따져도 84.6%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펀드는 전체 자산의 60% 이상을 주식에 투자하는 성장형 펀드입니다.

우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는 상장 지주회사를 비롯해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은 준지주회사, 그리고 그룹 실적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그룹 핵심계열사 주식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상품이죠. 지주회사란 그룹 내에 있는 여러 기업의 주식을 소유하면서 해당 그룹을 지배하고 여러 기업의 사업전략을 짜고 성과를 관리하는데 중점을 두는 회사를 말합니다.

증시전문가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지주회사라는 테마가 앞으로 한국증시의 핫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국내 대다수 주식형 펀드의 잔고가 감소세임에도 불구하고 이 펀드는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펀드가 탄생된 과정은 매우 단순합니다. 회식자리에서 술을 마시던 중에 나온 아이디어를 낚아채 효자상품의 반열에 올렸습니다. 처음에는 상품의 성공여부에 대한 회의도 있었지만 시장에 내놓자 투자자금이 몰렸다는 것입니다. 나효승 사장은 아이디어가 샘솟게 하는 분위기, 이렇게 나온 아이디어를 제때에 채택한다는 것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80년대 중반 오피스문화를 어떻게 하면 사무직 종업원의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까를 알아보기 위해 미국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세계 사무용가구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빅3가 위치한 중서부 미시간 지역입니다. 이곳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사무용가구 업체인 스틸케이스를 비롯 허만 밀러, 놀이라는 회사의 본사와 공장이 자리 잡고 있는 곳입니다. 이들 3개사는 사무용가구를 단순히 가구로서의 의미를 넘어서 인체공학, 사무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사무실 레이아웃 등을 입체적으로 연구해 제품을 설계, 생산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인상 깊게 본 곳은 스틸케이스 중앙연구소였습니다. 600여명의 연구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중앙연구소 사무실의 레이아웃을 돌아보면서 특히 관심을 가졌던 부분은 휴게실문화와 사무실 레이이웃이었습니다. 전망이 좋은 곳은 대부분이 이 회사에서 가장 많은 일을 하는 직위가 낮은 연구원들의 자리를 배치했고 이중에서도 좋은 자리에는 휴게실이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직원들의 창의력발휘를 염두에 뒀기 때문입니다.

총무담당 임원의 말은 이 회사에서 나오는 신제품 아이디어의 70%이상은 휴게실에서 나온다고 했습니다. 우리처럼 휴게실이 그냥 쉬는 자리가 아니라 문제를 해결한 연구원과 해결하지 못한 연구원이 대화를 하는 자리로 활용하고 있었습니다. 거기에서 신제품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회사 측은 이를 상품화한다는 얘기였습니다.

오늘 나의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라고 한 나폴레옹의 말이 생각납니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소홀히 할수도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말은 쉽지만 실행은 어려운 것이 직원들의 창의력을 이끌어내는 문화입니다. 오늘 만약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이 있다면 과거에 사내 커뮤니케이션+창의적인 분위기를 소홀히 한데 대한 대가라는 사실을 되새기는 하루를 보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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