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본드브리핑] 한은, 연이은 정책금리 동결 왜?

최종수정 2007.10.17 10:30 기사입력 2007.10.17 10:30

댓글쓰기

   
 
한화증권 최석원 채권전략팀장

지난 주 목요일 10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9월에 이어 다시 한번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작년 8월 이후 상당히 긴 시간 동안 정책금리를 동결하고, 올해 7월과 8월 연속해서 올린 다음, 다시 두 달 연속 동결이다. 정책금리 목표인 1일 콜금리는 5%다.

국내 경제에 대한 한국은행의 시각은 나쁘지 않았다. 실제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부터 파급된 글로벌 금융시장 혼란에도 불구하고, 3분기 중 경제성장률은 당초 정부나 한국은행, 민간 연구소나 증권회사가 예상한 4%대 후반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2분기에 이어 연속 두 분기 5% 이상의 실질성장률도 기대해 볼 만하다.

유동성 확대 현상도 계속되고 있다. 금융통화위원회 이전 발표된 유동성 지표를 보면, 단기유동성인 M1(통화=민간보유현금+은행요구불예금)은 몇 달째 작년 같은 시점 대비 줄고 있지만, 총통화나 총유동성 등 장기유동성 증가율은 두자리 수 대를 유지하고 있다. 물론 한국은행은 지금까지의 정책금리 인상이 시장금리 상승으로 이어져, 점차 유동성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금리를 올린 상태에서도 늘고 있는 장기유동성은 시간에 걸쳐 일반물가나 자산가격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의 골칫거리임에 분명하다.

물가는 어떤가? 한국은행은 오랜만에 물가에 대해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원유, 원자재 등 비용측 물가 상승 압력이 만만찮지만, 통제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하지만, 유동성이 증가하고, 중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6%를 넘어선 상황에서 한국은행의 심리적 불안은 여전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에서 금융통화위원회는 왜 정책금리를 동결했을까? 경제도 좋고, 유동성도 늘고 있고, 물가에도 잠재적으로 불안한 구석이 있는데, 왜 정책금리를 더 올리지 않았을까? 앞서 지적했듯이 유동성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란 예상, 물가도 통제 가능하다는 생각이 정책금리 동결의 이유겠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가 금리 인상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바로 미국의 금리 인하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지난 8월에 정책금리를 한번에 50bp(베이시스 포인트=100분의 1%) 인하했다. 주택경기 부진이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서 내려진 결정이다.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은 그만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점이기 때문에 국내 정책금리 인상 결정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게다가 미국이 금리를 인하한 상태에서 국내 금리를 인상하면 원화 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원화값 상승은 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수출 기업들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에서 한국은행이 부담스러워 할 만한 일이다.

사실 한국은행은 금융시장이 개방된 경제에서 달성하기 힘든,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 유지'와 '원화 가치 상승 방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달성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금리 인상은 해외로부터의 유동성 유입에 따른 유동성 증가율의 상승과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보면 지금 성장률이 높다는 이유 만으로 정책금리를 올리기엔 한국은행이 직면한 상황이 녹록치 않음을 알 수 있다. 긴축에 대한 한국은행의 열망과 시장의 예상을 짐작하면서도, 필자가 정책금리 인상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조준영 기자 jjy@newsva.co.kr
<ⓒ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