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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등기부 믿고 산 땅, 국가 배상"

최종수정 2007.10.16 08:53 기사입력 2007.10.16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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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등기부 때문에 존재하지도 않는 땅을 산 경우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임정택 판사는 김모(59)씨가 "부동산 등기부등본과 임야대장만 믿고 산 땅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국가와 강원도 횡성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김씨는 1997년 강원도 횡성군 소재 992㎡의 임야를 4000만원에 산 뒤 소유권 이전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 땅은 1925년 이미 근처의 땅과 통합되면서 다른 번지수의 토지로 바뀐 상태. 김씨가 산 땅은 등기부등본과 임야대장에 기재만 돼 있을 뿐 실제론 존재하지 않는 땅이었다. 

횡성군은 1991년 해당 임야가 존재하지 않아 말소해야 한다는 문서를 작성한 뒤 임야대장에 등록사항 정정대상 토지라고만 기재해 놨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는 실제 존재하지 않는 부동산에 대해 정확하게 조사하지 않고 마치 실제로 존재하는 것처럼 임야대장을 작성한 과실이 있고, 횡성군은 부동산의 임야대장을 정리했어야 함에도 단지 임야대장에 등록사항정정대상토지라고 기재만 한 채 그대로 방치한 과실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등록사항 정정대상토지라고 기재된 임야대장을 열람했다고 해서 그 토지의 등록사항 중 어떠한 부분이 잘못됐는지 알 수 없고, 이같이 기재돼 있다고 해 반드시 그 토지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는 없는 점 등의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씨 역시 임야대장을 열람해 등록사항정정대상토지로 기재된 사실을 알았다면 그 경위를 문의하는 등의 방법으로 해당 임야가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사전에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게을리한 과실이 있다"며 국가의 책임을 80%로 제한해 손해배상액을 3200만원으로 책정했다.

유병온 기자 mare8099@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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