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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이통망사업 활성화 방안 "韓 정부결정-日 원가공개"

최종수정 2007.10.08 14:17 기사입력 2007.10.08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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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요금 인하를 유도하기 위해 재판매 활성화를 추진중인 한국과 일본정부가 신규 사업자 진출 확대를 위해 각각 다른 방안을 내놓아 주목된다.

신규 사업자들이 자사망을 구축한 설비 사업자와 망 임대계약을 맺을 때 한국은 정부가 직접 개입해 요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한 반면, 일본은 신규 사업자에게 망임대요금 결정권을 인정한 것이 다르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은 지난달 21일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의 요구를 대폭 수용한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 즉, 설비사업자들로 하여금 자사망 회선 임대료를 공개토록 하고, MVNO는 공개된 임대료중 자사의 사정에 적합한 요금안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재팬텔레콤은 2001년 10월부터 간이휴대전화(PHS) 사업자인 윌컴의 회선을 사용해 데이터 통신서비스를 제공해 온 일본내 대표적 MVNO로 꼽힌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부터 NTT도코모의 3세대(3G)망을 임대해 초고속 데이터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도코모와 임대 교섭을 벌였다. 하지만 신규 경쟁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원치 않은 도코모의 소극적인 대응으로 교섭이 결렬되고 말았다.

재팬 텔레콤은 지난 7월9일 NTT도코모의 이동전화 회선 접속료의 투명성을 요구하면서 총무성에 재정신청을 제출했고, 총무성은 이에 화답하듯 재팬텔레콤의 요구를 인정한 재정안을 전기통신사업분쟁처리위원회에 상정했다.

이에 따라 연내에 재정안이 통과되면 NTT도코모는 회선 임대료를 공표해야만 한다. 통상적으로 총무성 재정안이 통과되는 관례에 비춰보면 도코모와 KDDI 등 기간통신사업자들 입장에서는 최악의 수순인 셈이다.

반면, 지난 7월23일 발표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해 MVNO진입을 허용한 한국정부는 일본과는 다른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정보통신부는 개정안에서 시장 점유율 50% 이상인 지배적 사업자를 재판매 의무사업자로 지정하고, 전체 해당시장의 10%는 정부가 나서서 반드시 MVNO를 포함한 재판매 사업자의 몫으로 보장해 주기로 방향을 정했다.

정통부는 이를 위해 기간통신사업자와 MVNO간 망 임대계약을 자유롭게 맺도록 허용하되 계약 결과가 MVNO에 불리한 계약이라고 판단될 경우, 정통부 장관이 임의로 금액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사실상 망 임대 요금 결정권이 정부에 넘어간 것이다.

MVNO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서로 다른 방안을 채택한 한일 양국 가운데 어느 나라가 당초 목표로 정한 이통요금 인하 효과를 제대로 이끌어낼 수 있을지 현재로서는 가늠하기 어렵다.

통신업계는 한일 양국의 정책이 소수업체가 점하고 있는 경직된 이통산업 구조를 무너뜨리기 위한다는 목표는 동일하지만 설비사업자의 권한을 상당 부분 위축시킬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시장개입 불가 원칙을 사실상 무너뜨린 한국정부에 비해 일본정부는 시장의 룰을 새롭게 고치는 수준에서 업계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는 점이 다르다.

통신업계의 한 소식통은 "일본의 경우,재팬텔레콤은 합리적인 가격에 망 임대를 하고자 하는데,  NTT도코모는 임대 회선료를 비싸게 제시해 협상이 결렬되는 것"이라며 "일본정부는 재팬텔레콤의 요구를 수용해 NTT도코모를 비롯한 설비사업자에게 정확한 망 임대원가를 공개함으로써 재팬텔레콤 등 중소 MVNO가 투명하게 공개된 가격으로 계약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MVNO가 진정한 이통요금 인하를 촉발시킬 수 있을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대두하고 있다. 한ㆍ일 양국 모두 유럽지역에서 MVNO가 이통요금 인하에 기여했다는 사실에 바탕을 두고 MVNO 활성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지만 미국에서는 지배적 사업자의 강력한 힘에 밀려 MVNO가 점차 사라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진출한 MVNO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퇴출된다면 그 책임은 고스란히 정부의 탓으로 돌려질 것"이라며 "MVNO의 진입 보다 시장에서 어떤 차별적 정책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 지 고민해야 하며, 이같은 문제는 단순히 싼 요금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명석 기자 oricm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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