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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법 시행 100일…명암 엇갈려

최종수정 2007.10.08 10:45 기사입력 2007.10.08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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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로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된 지 100일이 경과했다.

지난 7월부터 비정규직 보호법이 시행된 이후 일부 기업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법의 취지를 반영하고 있는 반면 비정규직의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해고사태도 촉발되는 등 긍정과 부정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

정부는 법 시행의 부작용이 곳곳에서 발생함에 따라 이번주부터 후속대책 마련 작업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어서 법 개정으로 이어질 것인지 주목된다.

노동부 등에 따르면 비정규직법이 시행된 이후 은행권과 유통업계를 중심으로 1만800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또한 공공부문에서도 7만1800여명의 비정규직이 이달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법 시행 이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규모는 9만여명으로 추산됐다.

우리은행의 경우 정규직 임금 동결을 전제로 개인금융서비스와 사무직군 등 분리직군제를 도입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했고 외환은행과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은 노사합의로 비정규직의 고용을 보장하고 복리후생도 정규직 수준으로 대폭 개선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권의 분리직군제를 놓고 신분은 정규직이지만 보수는 비정규직 수준이라는 의미의 '중규직'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나기도 했다.

반면 무분별한 외주화나 계약 해지 등의 방법으로 비정규직을 정리하는 기업들도 생겨나면서 노사갈등이 첨예하게 빚어졌다. 지난 6월말부터 본격화된 이랜드 사태가 대표적이다.

이랜드 사태는 사측이 비정규직법을 회피하기 위해 계약 해지 방식으로 비정규직을 사실상 해고하고 계산원 업무를 외주화하면서 촉발돼 아직까지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그 동안 정부에서는 이례적으로 이상수 노동부 장관이 직접 나서 여러 번 중재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되고 말았다.

비정규직법의 긍정ㆍ부정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와 사용자 측은 첨예한 시각차를 보이고 있다.

민주노총과 민주노동당 등은 비정규직법에 정규직 근로자의 임신, 육아휴직 등 특정한 사유가 있을 때만 기간제(계약직)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간제 사용사유제한'이 반영되지 않아 오히려 비정규직이 확산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그러나 경영계는 노동시장의 유연화를 저해하는 비정규직법 때문에 결국 노동자의 일자리만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비정규직법의 핵심 중 하나인 차별시정제도의 문제점도 드러나고 있다.

현재 각 지방노동위에 접수된 차별시정 신청건수는 사업장별로 14건(137명)에 불과한 실정. 지난 7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차별시정을 신청한 농협중앙회 고령축산물공판장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회사로부터 '보복성' 해고를 당하는 등 차별시정제도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도 일고 있다.

노동계는 회사의 압력과 해고에 대한 불안 등으로 비정규직 근로자가 선뜻 차별시정을 신청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해 노조도 차별시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경영계는 노조가 차별시정을 할 수 있도록 한다면 차별시정 신청이 과도하게 제기돼 노사간 갈등만 증폭시킬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편 노동부는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비정규직 노사정 대토론회'를 계기로 법 개정 논의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노ㆍ사ㆍ정은 비정규직법의 보완책으로 외주근로자에 대한 차별시정 적용, 무분별한 외주화를 막고 비정규직을 고용한 중소기업 등에 대해 세금 및 4대 보험을 감면해주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정경진 기자 shiwall@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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