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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은행서 길어지는 대기 줄

최종수정 2007.10.08 09:18 기사입력 2007.10.08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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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벌지만 서비스는 형편없어

중국 은행들의 질낮은 서비스 문제가 중국 은행들의 세계 일류 은행 도약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지난 7월 공상은행은 씨티은행을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에 등극했고 건설은행은 지난달 상장 4일만에 시총이 씨티은행(2292억달러)을 넘어서는 2909억달러를 기록하며 공상은행의 뒤를 이은 2위에 올라섰다. 

또한 영국의 금융전문지인 '더 뱅커'(The Banker)지가 올해 7월 발표한 세계 1000대 은행 최신 순위를 보면 31개의 중국계 은행이 순위에 진입했으며 공상은행과 중국은행이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해 3위와 6위에 오른 바 있다.

기업공개(IPO) 등으로 막대한 부를 챙긴 중국 은행들의 세계 금융시장에서의 지위가 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지만 은행들의 서비스는 그 명성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은행들의 질낮은 서비스 문제로 가장 많이 지적되고 있는 것이 바로 줄지 않는 대기줄이다.

중국 은행에 처음 들어서서 가장 놀랐던 것이 대기인 수였다. 번호표를 뽑고 확인하니 대기인 수가 150여명이나 됐다.

대기인수가 100명이 훌쩍 넘는 것은 다반사고 은행의 대기 좌석은 빈자리가 없이 가득차 자리를 차지하지 못한 고객들은 은행 곳곳에 서서 대기하기 일쑤다. 간단한 은행 업무를 처리하기 위해 1~2시간은 버려야 할 각오를 하고 은행에 가야한다.

은행 한번 가기가 이렇게 어렵다 보니 웃지 못할 해프닝들도 자주 생긴다. 최근 은행을 찾은 한 고객은 은행 업무가 과다하게 지체되자 서비스 개선을 요구했지만 은행측이 묵살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1300위안을 100위안씩 13번에 나눠 한 시간동안 송금하고 1위안짜리 지폐 99장을 찾아 한번에 1위안씩 99번에 걸쳐 입금해 3시간동안 은행 창구를 점령하다시피한 사건이 발생했다.

은행의 긴 대기시간을 이용해 돈벌이를 하는 사람도 생겨났다. 허난성의 한 여성은 우연히 은행 대기표를 돈을 받고 바꿔준 후 그걸 사업으로 이용해 현재는 2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합법적인 줄서기 사업자가 됐다.

중국 은행의 긴 대기시간은 오래 전부터 은행의 골칫거리였으나 올해 들어서는 언론 및 금융계에서 문제의 심각성에 주목하면서 은행이 해결해야 할 우선과제로 꼽히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세로 증시 투자 열기가 뜨거워지면서 은행의 줄서기 문제가 더욱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주식투자를 위해 은행을 찾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고객들의 불만이 끊이지 않고 사회적으로도 이 문제에 주목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은행들도 은행창구 및 ATM기 증설 등 여러 가지 해결 방안을 내놓으며 노력하고 있다.

인민은행은 은행 줄서기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5월20일 시중은행의 ATM기 현금인출한도 상향조정, 수표 등 비현금지급수단 사용 장려 등을 골자로 하는 문건을 하달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 및 각 은행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 은행의 긴 대기시간 문제는 단시간 안에 해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진정한 세계 일류 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 중국 은행들은 자산이나 몸집 불리기보다는 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해야 할 때다.

베이징=송화정 특파원 yeekin77@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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