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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만 찾는 '내비'는 "굿바이"

최종수정 2007.10.17 13:18 기사입력 2007.10.17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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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내비게이션 기기 예상 판매량 3500만대 … 전자지도 시장을 누가 장악하느냐가 관건

시쳇말 가운데 ‘길맹’이라는 게 있다. 길눈이 어두운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길맹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포터블 내비게이션 기기(PND) 덕이다.

경제주간지 이노코미스트는 10월 4일자에서 올해 세계의 PND 판매고가 3500만 대에 이를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의 두 배다. PND는 소비가전 가운데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부문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았다. 관건은 자세한 전자지도다.

지난 1일 세계 최대 휴대전화 제조업체인 핀란드의 노키아는 세계 최대 전자지도 메이커 내비텍을 현금 81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네덜란드의 대표적인 PND 판매업체 톰톰은 세계 제2의 전자지도 제작업체 텔레 아틀라스를 28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톰톰과 톰톰의 최대 라이벌인 미국 소재 가민은 PND 시장을 50%나 장악하고 있다. 이익률은 50%에 육박한다. 하지만 컨설팅업체 캐널리스의 공동 창업자 크리스 존스는 “톰톰과 가민의 높은 시장점유율·수익성이 지속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내다봤다.

노키아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위성으로부터 수신이 가능한 휴대전화를 만들고 있다. 노키아는 더 많은 모델에 GPS 수신 기능을 덧붙일 계획이다.

PND 가격은 2005년 평균 630달러에서 요즘 400달러로 떨어진 상태다. 가격이 급락하면서 PND가 일상 용품으로 뿌리내릴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톰톰과 가민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철저히 통합돼야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가민의 최고재무책임자(CFO) 케빈 로크먼은 “가민이 연구개발에 연간 1억5000만 달러 이상을 쏟아 붓는 것은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톰톰의 최고경영자(CEO) 해럴드 고디즌은 “대다수 혁신이 기본 시스템 아닌 부가 서비스에서 이뤄진다”고 전했다.

PND에 데이터 송수신 기능이 갖춰지거나 휴대전화에 GPS 수신 기능이 탑재되면 모든 유의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가민 제품 사용자는 이미 전자지도에 표시된 주유소의 기름 값을 체크할 수 있다. 영화 상영 시간표도 검색할 수 있다.

노키아는 보행자들을 겨냥했다. 노키아는 휴대전화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친구까지 찾아주는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친구가 인근에 있으면 친구 이름이 휴대전화 전자지도에 표시되는 시스템이다.

전자지도 제작이 그리 짭짤했던 것은 아니다. 내비텍에서 전자지도를 업그레이드·개선하는 인력만 700명에 이를 정도다. 톰톰은 최근 ‘맵셰여’라는 서비스를 출범시켰다. 이용자들은 맵셰어로 톰톰의 전자지도에 수정을 제안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세계의 전자지도를 마이크로소프트(MS)나 구글 같은 기업이 독점하지 않을까 우려한다. 좀더 광범위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업체로 이용자들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하다.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전자지도 공유 운동’이 일고 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요즘 PND 이용자들은 자신이 체험한 특정 도로와 관련된 정보를 ‘오픈스트리트맵’이라는 사이트에 올릴 수 있다. 세월이 지나면 정교한 세계 전자지도를 누구나, 그것도 공짜로 얻을 수 있는 날이 올지 모른다.

그렇다면 노키아와 톰톰이 전자지도 제작업체를 너무 비싸게 산 것은 아닐까.

이진수기자 commun@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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