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뷰앤비전]수확의 계절 책과 함께 여행을

최종수정 2007.10.04 18:44 기사입력 2007.10.03 11:40

댓글쓰기

남인희 행복도시건설청장

가을 들녘의 풍성한 황금빛과 일년중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파란 하늘은 새삼 우리가 가을의 한 복판에 와 있음을 느끼게 한다.

가을은 수확의 계절인 까닭에 마음이 풍요롭기도 하지만, 높고 파란 하늘과 붉게 물든 산, 황금빛 들녘으로 인해 마음이 들뜨는 계절이기도 하다.

우리는 오랫동안 가을을 독서지절(讀書之節)라 부르며 책을 읽기 좋은 계절이라 했다. 하지만 법정스님은 무더위가 물러간 가을의 풍
성함이 마음을 들뜨게 하는 바람에 오히려 책을 읽기 좋지 않은 계절이라는 의미에서 가을을 비독서지절(非讀書之節)이라고 하기도 했
다.

얼마전 라디오를 들으니 오히려 도서 판매량이 여름보다 가을이 더 적다고 한다. 그 원인이 여름에는 휴가를 가면서 책이라도 한
권씩 가져가지만 가을에는 그마저도 없기 때문이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책을 적게 읽는다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최근 문화관광부가 국민의 여가활동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TV 시청', '목욕.사우나', '낮잠'이 1~3위를 차지하고 '독서'는 아예 10위권에도 들지 못했다고 한다.

하긴, 어지러울 정도로 다양한 TV채널에서 24시간 뿜어내는 프로그램들은 우리들의 시선을 붙잡아 두기에 충분하니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독서는 간단히 생각하면 '글을 읽는 것'이다. 하지만 좀 깊이 생각하면 글쓴이의 '마음을 읽는 것'이고 글쓴이와 '대화를 하는 것'이다.

때문에 독서는 단순한 지식을 얻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만나고 미래를 체험하면서 시공(時空)을 초월해 사유의 폭을 넓히는 것이다.

역사서를 읽다보면 과거 선조들의 삶과 애환 속에서 자신의 삶을 뒤돌아 볼 수 있고, 고전의 그윽한 향에 취해보면 삶에 대한 깊은 성
찰과 삶의 지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이다.

현실 문제에 대한 책은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을 좀 더 폭 넓게 바라볼 수 있도록 해줄 것이고, 미래에 관한 책이라면 자신에 대한 미래를 한번 쯤 생각해 보게 할 것이다.

이렇게 폭넓은 독서를 통한 '만남'은 우리 사유의 폭을 넓히고, 유연한 사고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타인을 좀 더 포용할 수 있고, 창
의적인 사고를 가능하게 한다.

그리고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듯이 한 권의 책을 만암으로 인해 자신의 미래가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책을 매개로 한 시공(時空)을 초월한 만남은 우리네 삶을 좀 더 여유롭고 풍요롭게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학자들은 책을 많이 읽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학자들은 책을 많이 읽는다. 하지만 요즘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
에 자기 전문분야에서 뒤처지지 않고 학자로 남기 위해서는 자기 전문분야에 관련된 책을 읽는 것도 벅차다고 한다. 그 만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을 기회가 적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네 같은 일반인들은 그때그때 자신이 관심이 가는 분야에 대한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다. 역사, 철학, 경제, 문학, 수필,
전문서적  등 실로 다양한 책을 접할 수 있으니 어찌보면 참으로 행복하지 아니한가!

요즘 서점에 들려보면 자기 개발서나 재테크 관련 서적이 넘쳐난다. 그만큼 책을 찾는 사람들이 성공과 부(富)라는 목적을 가지고 책
을 읽는 것이다. 하지만 그 책들이 부와 성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꼭 목적을 가지고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잡지이던, 소설이던, 혹은 수필이면 어떠한가. 좀 재미가 없더라도 고전이면 어떠한가?

반드시 정독이나 숙독처럼 정신을 몰두해 읽을 필요도 없다. 책읽기를 뜻하는 한자말에는 '독서'말고도 가벼운 책 읽기를 뜻하는 ‘'간서(看書)', '피서(披書)' 등이 있다.

책 내용에 맞춰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도 하고 정독을 하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좀 어려운 책과 쉽고 재미있는 책을 함께 읽다 보면 어려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가 있다.

옛말에 '남자는 모름지기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男兒順讀五車書)'는 말이 있다. 이 말을 현대적으로 해석한다면 남여를 불
문하고 다양하고 많은 책을 읽어야 할 것이다.

최근 거실을 서재로 꾸며주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데, 그 캠페인이 널리 확산되길 바란다.

부모들의 책 읽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의 미래 세대들이 책을 통해 과거와 미래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중국 속담에 '만 권을 읽고 만 리를 여행한다(讀萬卷書 行萬里路)'는 말이 있듯이 이번 가을엔 여행을 떠나면서 한두 권의 책을 챙
겨보자.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