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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드브리핑] 고무적인 실적과 불안한 전망

최종수정 2007.10.03 11:00 기사입력 2007.10.0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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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증권 최석원 채권전략팀장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은 여러 면에서 국내 경제가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줬다. 산업생산증가율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2% 증가해 7월에 이어 두자리 수 증가율을 이어간 것이다. 게다가 7월의 산업생산증가율이 주로 작년 7월의 부진한 성과에 기인한 반면, 8월에는 그렇지 않았다. 작년에도 좋았는데, 올해도 좋았던 것이다.

특히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로 우려됐던 수출 출하가 전년동월대비 13% 늘어 고무적이었다. 미국 소비가 둔화되고 있어 미국으로의 수출증가율 둔화는 불가피한데, 다른 지역으로의 수출이 아주 좋다. 산업활동동향과 같은 날 발표된 9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미국으로의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반면, 중국으로의 수출증가율은 20%대로 높았고, 중동 지역으로의 수출증가율은 50%를 넘어섰다.

소비도 좋았다. 소비재판매 증가율은 작년 8월에 비해 7.1% 늘었다. 2분기 전체적으로 5%대의 증가율을 보였는데, 한 단계 높아진 수치다. 서비스업 활동 역시 한층 나아졌을 것이다. 수출이 좋아 생산도 좋고, 소비도 늘고 있으니, 전반적인 경기 상황을 나타내는 경기종합지수도 계속 오를 수 밖에 없다. 좋은 실적이다.

그런데 이렇듯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앞으로의 경기를 낙관하기 어려운 점들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설비투자가 올해 상반기의 호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24분기 중에 12%를 상회했던 설비투자증가율은 7월에 이어 8월에도 1%대에 불과하다. 올해 상반기 중에 신권 발행에 따른 현금입출금기 교체가 투자증가율을 끌어올렸는데, 그 효과가 소멸되자 투자증가율이 다시 떨어지는 모습이다.

설비투자는 경기 확장 사이클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기적으로는 이렇다. 어떤 이유에서건 소비가 늘면 내수 판매를 위한 생산이 늘게 마련인데, 이 생산 증가가 설비투자로 이어져 고용과 임금이 늘어야 다시 소비가 늘어 경기 확장 사이클이 연장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장기적으로도 설비 투자는 중요하다. 경제의 생산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생산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설비투자가 잘 안 되고 있을까? 무엇보다 임금이나 땅값이 높아 국내에 투자를 할 때 가격경쟁력이 확보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생산요소 비용이 더 낮은 나라로 투자가 빠져나간다. 게다가 최근 들어 금리가 높아지고 환율이 떨어지고 있으니, 남의 돈을 꿔서 물건을 만들어 팔려는 수요가 강하게 살아나기 어렵다.

그런가 하면 경기선행지수 구성요소 중 주가의 힘이 너무 크게 반영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몇 달째 반복되고 있는 현상인데, 이는 전체 경기 확장 기조를 부풀려 인식하게 할 수 있다. 주가 상승 자체는 좋은 일이지만, 실물 경제에 대한 판단이 주가 상승으로 가려지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얘기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에도 국내 경제 실적이 좋아 필자 역시 적잖이 안심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2000년대 들어 가장 긴 경기 확장 국면을 기대할 법하다. 하지만, 실적만큼 밝은 앞날을 위해서는 앞서 지적한 몇 가지 불안이 해소돼야 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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