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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락녀 선불금 명목 대출금, 갚을 필요 없다"

최종수정 2007.10.01 08:35 기사입력 2007.10.01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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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락녀가 윤락업소에 지급하는 선불금으로 쓰일 것을 알면서도 금융기관이 돈을 대출해 줬다면 윤락녀는 대출금을 갚을 필요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1부(주심 고현철 대법관)은 2002년 권모(34ㆍ여)씨에게 3000만원을 빌려 준 S신용협동조합의 파산관재인 예금보험공사가 권씨와 연대보증인 김모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대여금' 청구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S신협은 이 사건 대출금이 권씨의 윤락행위를 권유ㆍ유인ㆍ알선하기 위한 선불금으로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고도 고율의 이자를 상환받을 목적으로 권씨에게 대출해 준 것"이라며 "이 사건 대출금 약정은 (선량한 풍속이나 사회질서에 위반한 사항을 내용으로 하는 법률행위를 무효로 규정한) 민법 제103조 등에 비춰볼 때 무효라고 본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해당 대출금이 선불금 명목으로 사용될 줄 몰랐다는 원고측 주장에 대해 재판부는 "당시 S조합 이사장이 대출 관련 법규에 위반되도록 시행규칙을 개정해 유흥업소 업주 및 여종업원에게 특혜성 대출을 해준 것은 여종업원이 윤락행위를 하고 업주들도 윤락행위 알선대가로 많은 수입을 올리는 사정을 알고 있었고 앞으로도 유흥업소의 경기가 유지된다고 예측했기에 윤락행위를 통한 수입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이를 무효로 본 원심의 판단은 위법이 없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2002년 10월 지방의 한 윤락업소에서 일을 시작하며 업소 동료였던 김씨 등 2명과 업소 부부 등 총 4명을 연대보증인으로 해 S조합으로부터 30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 돈은 권씨가 이전에 다니던 업소의 빚을 갚는 데 사용됐고 그 뒤 권씨는 해당 업소에서 윤락행위를 했다.
 
2003년 S신협이 파산한 뒤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된 예금보험공사는 권씨와 연대보증인 4명을 상대로 "3000만원을 상환하라"며 소송을 냈으나 1심은 업주 부부에 대해서만 상환 책임을 인정하고 권씨와 김씨등 2명에 대해서는 상환 책임을 묻지 않았다.

유병온 기자 mare8099@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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