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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계 4분기 이슈진단] 대선정국 전환...기업지원책 실종 우려

최종수정 2007.09.23 08:11 기사입력 2007.09.22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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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정부는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날 제출된 동의안은 국회 외교통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본회의 표결에서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투표참여 과반수가 찬성하면 통과된다.

하지만 각 정당의 견해 차이와 대선 등 복잡한 변수로 연내 처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대선에서 악영향이 있을까 눈치 보느라 어느 누구도 먼저 나서 총대 메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정가의 공통된 반응이다. 따라서 국회 비준 통과는 내년 초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 만료 직전이나 18대 국회로 밀려 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다음 달과 4달 앞으로 다가온 대통령 선거라는 변수로 정치권이 술렁거리면서 FTA 비준동의안 처리, 규제개혁 및 철폐, 비정규직 법 수정 등 경제관련 중요한 정책들이 표류하고 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선거를 4개월 앞두고 있기 때문에 대선후보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경제 정책은 일단 보류하는 경향이 크다”고 밝혔다.

실제로 정부는 그동안 5500여개에 달하는 기업규제 정책을 심의해 철폐하는 것을 골자로 규제개혁을 추진해왔지만 현실적으로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참여정부가 이를 강도 있게 추진한다는 것은 어려워 보이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도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2년으로 정한 비정규직 사용기간 제한으로 노사간의 갈등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랜드파업 사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난달 ‘비정규직법 시행에 따른 문제점과 개선방안’이라는 ‘현안보고서(Issue Paper)’를 통해 “사용기한을 제한해 2년이 경과한 이후에도 일자리를 유지하기를 원하는 근로자가 해고돼야 하는 불합리한 결과를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행법은 기간제근로자나 파견근로자를 2년 초과해 사용할 수 없도록 정해두고 있다.

이처럼 비정규직법에 대한 허점으로 노사간의 갈등이 잔재하고 있지만 정부나 국회 어느 한쪽도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워낙 노사간에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선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몸을 사리고 있는 상황이다.

정치권이 대선 변수로 뒷짐을 지고 있는 사이 대외변수의 악화로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부실에 따른 충격으로 여전히 국제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화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달러화는 1유로당 1.4068달러(1달러=0.7108 유로; 20일기준)에 거래를 마쳐, 지난 99년 유로화 도입 이후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2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2원 떨어진 921.1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자 방향을 잃은 투기자금이 몰리면서 국제 유가가 치솟고 있다. 같은 날 뉴욕 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 중질유(WTI)는 전날보다 1.39달러(1.7%) 오른 배럴당 83.32달러를 기록하며 4일 내리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기업ㆍ중소기업 상생협력회의에 참석한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최근 공격적인 규제완화를 촉구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건희 은 “한국은 규제 완화를 공격적으로 해야 선진국으로 빨리 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규제 완화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는) 선진국이 하는 것을 보면 다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련도 최근 (미국과 비교해) 한국에만 존재하는 규제는 일반의약품의 판매제한,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금산분리 등 18건, 미국보다 과도한 규제는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 지역 중소 건설사와의 공동입찰의무 등 15건으로 나타났다는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 대통령 선거 등 돌발변수가 산적해 있기는 하지만 정부는 규제완화가 기업의 힘을 키우는 지름길”이라며 “정부는 우리 경제의 생존이 달려 있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규제완화에 나서줄 것을 바란다”고 밝혔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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