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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등록제 앞둔 PC방 위기다 아니다 논란

최종수정 2007.09.26 14:00 기사입력 2007.09.26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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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까지 경기도 부천시의 한 초등학교 인근에 PC방을 운영하던 김정주(39)씨.

그는 교육공무원 아내를 둔 덕에 다니던 회사를 나와 2005년 손쉬워 보이는 PC방을 선택했다.

권리금 2000만원에 임대료 200만원, 인테리어와 PC구비, 잡비 등 포함해 전체 5000만원이 들었다.

학교 바로 옆이라 학생들이 자주 찾아 매달 300만원의 수익을 냈다.

그는 얼마 전 권리금의 80%만 건지고 PC방을 처분, 다시 회사원 신분이 됐다.

김 씨는 "PC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경쟁이 심해지면서 시간당 이용료가 1000원에서 900원, 800원으로 점점 떨어졌다"며 "PC 업그레이드 비용에 프로그램, 운영비 등이 부담돼 더 이상 견디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그의 PC방은 초등학교 교문에서 길 건너에 있다.

원래 이 곳은 학교정화구역 안에 위치해 불법이었으나 오래전부터 영업을 해와 구청 단속에 걸리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었다.

회사원이 된 김 씨는 얼마 전 주변 PC방 업주들로부터  "관계법령이 바뀌면서 PC방이 전체가 고사직전" 이라며 "오히려 손해 크게 안보고 일찌감치 잘 빠졌다"는 말을 들었다.

26일 건설교통부가, 문화관광부가 관계 법령을 개정하면서 전국의 PC방 업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건교부는 지난해 5월 건축법 시행령을 개정해 2종 근린생활시설에서 500㎡ 미만까지 허용하던 PC방 매장 면적을 150㎡(45평)로 축소했다.

여기에 문광부가 지난 5월 17일 공포한 '게임 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하위 법령에서는 오는 11월 17일까지 인터넷PC방을 전국의 해당 시ㆍ군ㆍ구청에 등록해 영업을 하도록 규정했다.

이에 따라 모든 PC방은 11월17일까지 학교위생정화구역 심의내용, 다중이용업소의 안전시설 증명, 전기안전점검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해 등록해야 한다.

각종 서류를 제출하지 못하면 등록이 되지 않아 무허가 업소가 돼 각종 행정처분을 받고 폐업조치까지 당하게 된다.

PC방 사업주모임인 인터넷PC문화협회는 "지난해 발생한 '사행성 도박장' 사태로 인해 무지한 정치권의 희생양이 된 우리 업종이 자유업에서 이제는 관청의 관리감독을 받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PC방 사업이 신고제에서 등록제로 바뀌면 매장 면적이 150㎡ 이상인 PC방은 등록이 안돼 폐업을 하거나 면적을 줄여서 옮겨야 한다.

PC방 업계에서는 150㎡ 이상 PC방은 전체 PC방의 60%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1종 근린생활시설에 들어서 사실상 불법이던 PC방들을 포함하면 수천개에 달한다.

인터넷PC문화협회측은 "6000여개 업소가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며 "이들 업소가 문을 닫으면 게임산업, 부동산, 창업시장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협회측은 "문광부가 게임산업진흥법에 명시한 규정 외에 개별 관련법들을 실무 편람에 담아 각 지자체의 등록실무자가 확인토록 해 등록에 협조하려고 해도 원활한 등록을 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PC방 사업은 급속한 팽창을 하다 바다이야기 파문으로 인해 2005년 2만2171개에서 지난해 2만986개로 줄었다.

6000개는 전체 PC방의 28.5%에 달한다.

하지만 키를 쥐고 있는 건교부, 문광부 등은 일부 재개정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대로 추진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일부에선 'PC방 위기론'이 과장됐다는 주장도 있다.

그 동안 PC방은 자유업으로 분류돼 각종 법규를 지키지 않고 세무서에 신고만 하고 영업해 왔다.

일부 업주들이 관련법을 무시하고 영업을 시작한 것부터가 잘못이었다는 지적이다.

PC방 등록제를 앞두고 미리 준비에 나선 PC방 프랜차이즈들도 늘어나고 있다.

PC방 프랜차이즈의 한 관계자는 "PC방은 대체로 기업형 보다는 생계형 창업이 많은데 이를 무시한 무리한 단속은 문제가 있다"면서 "이를 계기로 사행성 게임장이 사라지고 예비창업자들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정상 영업하면 오히려 기회로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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