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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환락의 도시] 밤의 천사들 <77>

최종수정 2007.09.21 11:40 기사입력 2007.09.21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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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동균이 고발한 사람을 알려 달라고 큰 소릴쳤다.

형사는 난감한 듯이 책상을 손바닥으로 내려치곤 벌떡 일어나 잡아먹을 듯이 눈을 부라렸다.

아무리 그렇다고 겁은 안 먹는다.

털면 먼지야 나겠지만 털 수 있으면 털어 보란 얘기다.

검찰에선 정식으로 서류를 발부받아 동균이 핸드폰 통화기록을 몇 달 전부터 떼어봤지만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박 두석 형사는 동균이 어깨너머로 눈빛이 지나갔다.

동균이 무심코 뒤를 돌아보는 순간 검사는 동균이 뒤에 서서 고개를 저으며 형사에게 사인을 보냈던 것이다.

다그치지 말란 그런 사인도 같았다.

물적 증거가 없기 때문이다.

"잠깐 제방으로 오시지요."

검사 말은 점잖았고, 동균이 눈이 형사와 마주치자 형사는 고개를 한번 툭 튕기는 걸로 들어가라는 신호를 했다.

"저희는 경마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하고 있던 터라 마침 그런 유사한 고발사건이 접수되어 수사 차원에서 조사 한 겁니다.

우리가 계속 수사를 하겠지만, 두 번 다시 만나는 일이 없길 바랍니다."

"물론 만날 일은 없을 겁니다."

두 번 다시라는 그 말은 무서운 말이다.

수사를 계속해서 물증을 확보하고 구속 시키겠다는 거나 다름없는 말이지만, 동균은 검사실에서 당당하게 걸어 나왔다. 

"저런 깡패새끼들이 하는 일이 뻔한데 제 발로 걸어 들어 온 놈을 못 잡아넣다니."

   
 

박 두석 형사는 구속 시키지 못한 게 억울하다는 듯이 두 손으로 자기 머릴 쥐어짜면서 투덜댔다.

"어이, 박 형사 너무 억울하게 생각하지 마, 광역 수사대에 넘겨서 계속 수사를 할 거니까 너무 서둘지 마."

"그렇지만 이거 뻔 한건데, 저 자식이 우릴 어떻게 보겠습니까?"

박 형사는 검사 말을 듣곤 울분을 토하듯이 말 했다.

검찰에선 이미 경마 승부 조작사건에 대해 접수된 여러 건의 고발 고소장을 광역 수사대에 하달하여 계속 수사를 지휘 할 것이다.

오후 1시쯤 동균이 특수부에 들어 간지 세 시간 만에 나오자 승훈이와 신애가 기다리고 있었다.

"형님, 잘 됐습니까?"

"오빠 괜찮아? 잘 된 거야?"

승훈이가 먼저 말을 했고 이어 신애가 물었다.

"그래, 괜찮으니까 두 발로 떳떳하게 걸어 나온 게 아니냐."

지금이야 이렇게 큰소리 칠 수 있지만, 처음 들어 올 때는 불안했던 것이 사실이다. 

"신애야 어떻게 됐어?"

"오빠가 준 번호로 전화 걸어서 사실대로 얘길 했더니 전부다 난리가 났어, 오늘 당장 고소장을 넣겠데."

"형님, 장 영실 그 여자 완전히 사기꾼이더군요.

친구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높은 이자를 준다고 십억을 넘게 빌려 탕진 했더군요.

아주 나쁜 여잡니다."

승훈이는 열변을 토하듯 눈에 힘을 주고 장 영실 욕을 실컷 하고는 다시 말을 이었다.

"또 있습니다.

계 오야를 했는데 이십억이 넘는 계돈을 태워 주지 않고 돈을 불려준다며 이자만 매달 주다 두 달 전부터 이자도 주지 않았다는 겁니다." / 손채주 글, 이창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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