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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양균 파문' 靑 비서실 개편될까?

최종수정 2007.09.12 13:41 기사입력 2007.09.12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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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참모 인책론 거론

청와대가 변양균 전 정책실장의 가짜 학위파문 당사자인 신정아씨를 지원해준 사실이 점차 드러나면서 내부 검증 시스템 부실 문제가 도마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일부 참모들에 대한 인책론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변양균-신정아' 연루 의혹이 제기된 후 청와대는 "그런 사실과 관련 없다"는 변 전 실장의 해명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다 결국 검찰 수사를 통해 사실이 밝혀지자 노무현 대통령까지 나서 대국민 유감표명할 정도로 국민적 신뢰성가 땅에 떨여졌기 때문이다.

특히 노 대통령은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깜도 안되는 의혹이 춤을 추고 있다" "소설같은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가, 11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침통한 표정으로 "할 말이 없게 됐다"며 고개를 숙여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이 '변양균 스캔들'이 권력형 외압을 매개로 한 '게이트'로 비화시키려는 움직임을 보인 가운데 청와대가 이번 사태에 안이하게 대응하다 화를 더욱 자초했다는 지적을 면키 힘들어 현 비서실의 위기관리 시스템에 대한 수술 필요성이 제기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임기말 청와대 비서실 개편으로 연결될 것인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민정수석실 등 검증.위기관리 시스템 정비하나

당장 청와대 내부 인사의 비위나 공직 기강해이 등을 감찰하는 민정수석실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느냐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사전에 이같은 문제점을 발견하고 왜 싹을 자르지 못했느냐는 지적은 차치하고라도, 이번 사안은 언론에서 먼저 제기한 의혹이고, 진실을 규명할 실마리들이 제시됐는데도 부인으로 일관하는 변 전 실장의 '입'에만 의존했다는 점은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고 볼 수 밖에 없다.

국민의 정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장성민 전 의원은 12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만일 민정수석이 제대로 진행했다면 이런 일이 사전에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이고 대통령에게 거짓보고가 올라가지 않았을 것"이라며 "지금 민정 기능은 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해철 민정수석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변 전 실장이 장윤 스님과 만났던 관계라든지, 특히 신정아씨 문제 등은 개인적 관계에서 이뤄진 것이기 때문에 개인적 해명을 들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해명은 일면 수긍이 되는 부분도 없지는 않다.

변 전 실장이 내부 회의에서 자신은 신정아씨 사건과는 연루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피력했고, 심지어 노 대통령이 참석한 회의에서도 강력히 부인했기 때문에 변 전 실장의 해명을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변 전 실장은 지난달 24일 첫 의혹보도가 나온 이후 대변인을 통해 전면 부인 입장을 밝혔고, 이튿날인 25일 노 대통령이 참석한 내부 회의에서 일부 참모들로부터 "직접 언론에 나서 해명하는 게 좋겠다"는 권유를 받았지만 "내가 직접 나서면 괜히 일이 커진다"는 취지로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만 해도 변 전 실장을 둘러싼 사적인 관계나 대화에 대한 의혹 제기였기 때문에 비서실 서열 2위인 정책실장이 "사실이 아니다"고 강력히 부인한 상황에서 다른 방도가 없다는 게 청와대의 토로이다.

다만 민정수석실은 장윤 스님과의 과테말라 현지 통화 의혹에 대해서는 변 전 실장의 통화 내역 조사를 통해 규명하려 시도했다. 10월초 과테말라 방문시기 외교부에서 청와대 수행원들에게 제공했던 1백여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모두 확보해 차례대로 조사했던 것.

그러나 변 전 실장이 장윤 스님과 직접 통화한 것이 아니라, 제3자를 통해 간접통화를 했기 때문에 관련성을 파악하는데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와중에 검찰 수사를 통해 변 전실장과 신씨가 '가까운 사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한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이 변 전 실장의 '거짓말'에 청와대 비서실 전체가 속수무책으로 보름이 넘도록 끌려다닌 결과를 초래한 데 대한 해명이 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도 12일 "이번 사안은 민정수석실 조사에 한계가 있었다"며 "하지만 한계가 있었다고 해서 문제가 없었다거나 책임을 피하겠다는 입장은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민정수석실은 자체적으로 이번 사태 대처 과정의 허점을 되짚어보면서 청와대 내부 인사들의 도덕성 문제 등을 더욱 엄중하게 체크하는 내부 감찰 강화방안 등에 대한 재정비 논의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시스템의 문제라기보다는 참여정부 특유의 도덕성에 대한 자신감과 '제 식구 감싸기' 경향, 일종의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도 많아 내부 감찰 시스템 강화가 근본적 해답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비서실 문책인사 이뤄지나 ...당장은 없고 남북정상회담 후에는 일부 교체 가능할 듯

내부 검증ㆍ위기관리 시스템의 허점과 더불어 '변양균 파문'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민정수석실 라인을 중심으로 한 인책론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고개를 들고 있다.

초동 단계에서 이 사태의 의혹 규명에 실패, 결과적으로 노 대통령이 사실상 사과를 하는 상황까지 초래했고, 보좌를 제대로 하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누군가는 져야 하지 않느냐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전해철 민정수석이 인책론의 중심에 휩싸여 있다. 구멍이 뚫린 검증ㆍ위기관리 시스템을 책임지는 주무 수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수석은 이번 사건 직후에 내부 회의에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다수 참모들이 "물러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강력히 만류해 곧 바로 퇴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4년 5월 변호사로 일하다 민정비서관으로 발탁돼 지금까지 3년4개월 가량 청와대에서 일해온 전 수석은 지난 5월초부터 개인적 정치적 일정 등을 이유로 수차례에 걸쳐 그만두겠다는 뜻을 나타내왔기 때문에 적절한 시점에 물러날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됐었다.

하지만 지금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물러난다면 퇴진의 정치적 의미는 달라질 수 있다. '불명예 퇴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바라보는 인식이 특정 참모의 인책을 통해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도 "이번 사태가 청와대로서는 위기이고, 여론의 비판을 피할수 없는 사안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렇다고 문책을 통해 사람을 바꾼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도 명백하게 근거가 있는 잘못이 드러나지 않는 한은 인책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 사태의 경우 민정수석실의 진실 규명 수단에 한계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민정수석에게만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인식이다.

청와대는 다음달 2∼4일 남북정상회담이 끝난 후 적절한 시점의 청와대 비서실 개편을 검토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총선에 출마할 참모들의 정치적 일정 등을 감안할 때 10월쯤이면 임기말까지 대통령을 보좌할 진용으로 비서실을 교체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이 같은 청와대 분위기로 볼 때 이번 사태를 계기로 즉각적인 문책 인사는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 수사 결과 등을 지켜보면서 내달 중 당초 예정했던 일정에 따라 비서실 개편을 단행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혀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박종일 기자 drea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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