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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하늘이 만든 절경-상주 경천대

최종수정 2007.09.12 11:38 기사입력 2007.09.12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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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하늘 낙동강, 그리고 풍경소리-경천대와 남장사

   
1300리 낙동강이 흐른다. 태백 황지못에서 발원해 부산까지 수많은 절경과 사연을 간직한 채 굽이치는 낙동강에 가을이 살포시 내려 앉았다. 손가락만 대도 푸른 물감을 쏟아낼 것 같은 파란하늘 아래로 고추잠자리의 날개짓이 황금들녘을 가른다.

가노라 옥주봉아 있거라 경천대야/요양만리길이 멀지만은 얼마나 멀며/만장이나 되는 금부용이 하늘로 솟아 있으니ㆍㆍㆍ/붉은 안개 흰구름이 그늘을 이루고ㆍㆍㆍ/    병자호란 때 청나라에 끌려간 봉림대군을 따라간 우담 채득기 선생이 경천대에서 낙동강을 바라보며 노래한 봉산곡(鳳山曲)이다.

강원도 태백 황지못에서 발원해 부산까지 수많은 절경과 사연을 간직한 채 흐르고 있는 낙동강 1300리. 굽이치며 이어지는 낙동강 물길 중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지닌 곳이 경북 상주의 경천대(擎天臺)다.

이런 연유일까. 하늘이 스스로 내린 절경이란 의미의 '자천대(自天臺)'라는 또 다른 이름도 옛사롭지 않다.

◇하늘이 스스로 만든 절경-경천대
   
경천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낙동강 물길
지난 주말 경천대를 찾았다. 상주 IC를 나와 외답삼거리에서 경천대에 이르는 6km 남짓한 길은 풍요롭다. 길 옆 코스모스 너머로 감이 수줍은 듯 빨갛게 익어가고, 고개 숙인 벼에는 가을이 앉아 있다.

경천대관광지로 들어서자 가장 먼저 임진왜란 당시 명장 정기룡 장군 동상이 길을 이끈다.
동상을 지나 오르막길을 걷다보면 울창하게 쭉쭉 뻗은 소나무 숲길 사이로 전망대 가는길이 나온다.

경천대 전체를 볼 수 있는 전망대 까지는 황톳길과 300m의 돌탑이 이어진다. 돌탑, 향톳길에 젖어 한 계단 한 계단 오르다 보면 선계로 빠져 드는 듯 착각이 든다. 가파르다 느껴져 숨을 몰아쉴때면 코 끝에 번져가는 소나무 향내가 심신의 피곤을 비워낸다.

전망대에 섰다. 경천대를 돌아 가는 U자형의 낙동강이 굽이친다. 폭넓은 푸른 비단의 띠를 두른것 처럼 반원을 그린 낙동강이 웅장하다. 안동 하회나 예천 회룡포의 물길이 산하를 부드럽게 감싼다면 이 곳은 힘이 넘쳐 흐른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가을 하늘은 손가락만 대도 푸른 물감을 쏟아낼 것처럼 높고 푸르름을 더해간다. 강 건너 저 멀리 회상 들녘은 풍요로운 수확을 기다리듯 황금빛으로 출렁이고 있다.
   
            전당대 오르는 길 좌우에는 수많은 돌탑이 길을 안내한다.

전망대에서 10여분 숲길을 내려가면 낙동강 물길 중 가장 아름답다는 경천대에 이른다. 물길속에서 하늘로 곧추 닿을 듯 벼랑 위로 바위가 기묘한 모양으로 올라서 있다.

절벽 위로 소나무 숲이 우거진 경천대는 푸른 물과 금빛 백사장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이다. 기암절벽은 쳐다만 봐도 아찔하다. 바위를 뚫고 나온 노송의 푸른 잎은 가을 햇살을 받아 빛난다.

전망대 보다는 멀리 보이지 않지만 눈 앞 절벽에서 휘감겨 흐르는 강물이 장엄해 낙동강의 절경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다.

경천대 벼랑을 따라 내려서면 정기룡 장군이 명마와 더불어 수련할 때 바위를 파서 만들었다는 말먹이통도 보인다.

경천대 옆에는 무우정이 서있다. 수백년 풍상에도 고결한 기상을 잃지 않은 무우정은 우담이 청에서 돌아와 벼슬을 마다한 채 은거한 곳. 우담은 이 곳에서 학문을 닦으며 북벌의 때를 기다렸다. 아찔한 절벽은 게으름을 경계함이요, 푸른 솔잎은 충군의 마음, 깊은 강물은 우국의 애끓음이리라 했다.

무우정에서 산책로를 따라 남쪽 강가로 내려가면 드라마 '상도' 세트장이 있다. 가까이서는 허술하지만 조금 멀어지면 강변 풍경과 초가집이 운치있게 어우러져 시간의 흐름을 잊게 한다.

◇상주의 최고의 사찰 남장사와 곶감 마을
경천대에서 나와 상주 최고의 사찰인 남장사와 곶감 마을을 찾아 나섰다.

   
상주 최고의 사찰 남장사
삼백(三白)의 고장인 상주는 쌀과 누에고치, 곶감이 유명하다. 특히 남장사 아래 삼배를 하듯이 엎드리고 있는 남장마을은 상주의 곶감마을 중 단연 첫손에 꼽히는 명가다.

마을로 들어가는 길목부터 마치 남장사에서 마중 나온 보살들처럼 빨갛게 익어가는 감나무가 줄지어 서서 손짓을 한다. 늦가을이면 꾸덕꾸덕 말라가는 감들로 마을은 온통 빨갛게 달아오른다.

곶감 만드는 작업은 10월 초부터 11월 중순까지 한다. 이때면 달콤한 감향과 주렁주렁 매달린 곶감을 볼 수 있다.

마을에서 1~2분 올라가면 도로변 왼쪽에 남장사를 수호하 듯 서 있는 석장승을 만난다. 왕방울 눈과 비뚤어진 주먹코가 익살스럽고 재치넘치는 모습이다. 보면 볼수록 정감이 간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좁은 계곡을 건너니 일주문이다. 단청이
   
 
벗겨진 일주문은 고풍스럽고 아늑하다. 다른 사찰의 일주문과 달리 기둥에는 활처럼 휜 또 다른 기둥이 2개씩 덧대져 버티고 있다.

신라 흥덕왕 7년에 창건된 남장사에는 보물 제990호 비로자나철불좌상과 922호 목각탱 등 많은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범종루를 지나 계단을 오르니 극락전이다. 극락전 옆 돌계단을 올라가면 남장사에서 가장 큰 전각인 설법전을 지나 보광전에 이르게 된다. 법당에서 들려오는 낭랑한 불경소리가 파란 하늘속으로 빨려드는 듯 청아하고 아름답다. 가을 바람에 울려대는 보광전 풍경 소리가 고즈넉하다.   

상주=글ㆍ사진 조용준기자 jun21@

◇여행메모
▲가는길=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여주분기점에서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탄다. 상주 IC로 나와 외답삼거리에서 우회전해 6km 정도 가면 경천대. 외답삼거리에서 상주시내를 지나 보은 방면으로 11km 가면 남장마을 및 남장사 입구.

   
자전거 박물관
▲볼거리=
남장마을 입구에 국내 유일한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자전거의 역사와 다양한 자전거가 전시되어 있다. 무료 대여도 한다. 성주봉 자연휴양림에서 형형색색 빛깔로 물드는 가을을 만끽하는 것도 좋다. 정기룡 장군의 위패를 모신 층의사와 전사벌왕릉도 찾아보자.

▲먹거리=상주 시청 맞은편에 참 별난 버섯집(054-536-7745)은 버섯을 덤뿍 넣은 육계장 버섯탕(5000원)이 일품. 한우로 육수를 만들어 감칠맛이 난다. 상주IC 입구에 있는 옛날 손짜장(054-531-0188)은 밀가루가 아닌 쌀로 면을 뽑는다. 면발이 부드럽고 쫄깃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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