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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2007년 09월 12일자

최종수정 2007.09.12 09:32 기사입력 2007.09.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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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점심을 하면서 한 선배에게 어리석은 질문하나를 던졌습니다. 질문내용은 “요즘 사시는 게 행복 합니까”였습니다. 제가 그런 질문을 던진 이유는 언제 보더라도 그의 하루하루 생활이 열정에 가득 차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위공직자 출신으로 정부투자기관의 장을 맡고 있는 그는 漢詩(한시)를 좋아합니다. 출장길에 조그마한 마음의 감동만 일면 한시로 기록(?)을 남기는 그입니다. 그리고 점심이나 저녁 약속 때면 어김없이 최근에 지은 한시를 붓글씨로 써서 선물로 주곤 합니다. 그렇게 모은 한시가 수 천편에 달하고 한시집을 낸 적도 있습니다. 그를 만나는 날은 항상 마음속에 나도 저렇게 열정적으로 살아야겠구나하고 에너지를 충전하곤 합니다. 요즘 사는 게 행복한가라는 질문은 그래서 던져본 것입니다.

그의 대답은 다시 저에게 질문으로 돌아왔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게 무엇이고 가장 쉬운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이었습니다. 대답을 망설였습니다. 쉬운 것 같기도 하고 어려운 것 같기도 하고....너무나 아리송해서였습니다.

이에 대한 그의 대답은 이랬습니다. “살면서 가장 어려운 것은 마음을 먹는 것이고 가장 쉬운 것은 나이를 먹는 것이다” 愚問賢答(우문현답) 같기도 하고 賢問賢答(현문협단) 같기도 했습니다. 마음을 먹는 순간 행복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더라는 그의 대답에 저는 “아 그게 그런 거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유행가 가사에 그런 말이 있던가요? “세상 모든 것은 마음먹기 나름”이라고 말입니다.

한국인의 행복지수는 100점 만점에 65점으로 세계 평균(69점)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3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8위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1인당 국내 총생산을 비롯해 여러 경제지표에서 우리보다 뒤지는 멕시코(1위)를 비롯 트리니다드토바고(5위), 콜롬비아(8위), 말레이지아(9위), 과테말라(15위) 인도네시아(19위) 베트남(22위),폴란드(23위)등은 우리보다 행복지수가 높습니다.

10년 전에 조사했을 때는 우리나라의 행복지수가 15위였으니까 그때보다 오히려 덜 행복하다고 느끼는 국민들이 많다는 얘기죠.

우리의 행복지수는 왜 하위일까요?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근로자의 주당 평균 근로시간이 경제협력 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다 하루 10분 이상 자기계발 하는 사람은 20명 가운데 1명, 맞벌이 주부가 하루 3시간28분 가사 노동할 시간동안 남편은 32분만 분담, 하루 154분을 TV, 컴퓨터등과 함께 하면서도 타인과의 교제시간은 고작 49분으로 되어 있습니다. 맞벌이를 하면서도 가사노동에 주부들이 많은 시간을 뺏기기 때문에 가정주부들의 행복지수가 특히 낮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개인의 행복감은 가정과 직장 등 개인을 둘러싼 환경이 좌우하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맞벌이 부부의 가사분담, 근로시간과 가정생활, 자기계발, 대화및 교제, 기부와 봉사활동이 스스로를 행복하게 생각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통계청조사에 미루어보면 한국인 행복테크는 낙제점이라고 할 수밖에 없습니다. 행복지수가 이처럼 낮게 나오는 이유도 이해가 가지 않나요?

얼마 전 한나라당의 대선주자를 뽑기 위한 토론회에서 한국인의 행복지수를 예로 들면서 자신은 행복지수를 높이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장담한 후보가 있었습니다. 경제규모 세계 11위, 국가경쟁력 세계23위,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의 행복지수가 세계 전체에서 102위에 불과한 이유를 지도자의 덕목에서 찾을 만큼 우리나라 국민들은 스스로를 불행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소득수준이 세계 150위에 불과한 부탄의 국민들이 느끼는 행복지수가 세계에서 8위인 까닭이 무엇일까요?

젊을 때는 건강을 팔아 돈을 사고 나이 들어서는 그 번 돈으로 건강을 산다는 말이 있습니다. 타이밍을 놓치기 전에 “마음을 먹는 오늘”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행복지수도 높아질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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