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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참여 첫 모의재판 "법률용어 쉽게 설명해주세요"

최종수정 2007.09.10 19:24 기사입력 2007.09.10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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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체 검안서를 보면 삭흔이 보이는데…"

"사체검안서는 '눈으로 봐서 사인을 밝혀내는 것'이며 삭흔은 '목을 줄로 조를 때 생겨나는 일종의 멍입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국민참여재판의 첫 모의 재판 결과 검찰과 변호인들이 생소한 법률 용어 해설을 위해 보다 심혈을 기울여야 할 듯 보인다.  

형사 중죄(重罪)사건 중 피고인이 희망할 경우 배심원의 판단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국민 형사재판 참여 제도' 법률이 제정된 이후 처음 실시된 모의재판. 10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모의재판에서는 국민의 높은 관심을 반영하듯 160여명의 법조계 관계자 및 국민들이 모여 재판을 참관했다.

재판은 실제 사건이 있었던 내용을 각색해 진행됐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다 만난 남자와 내연의 관계를 맺은 20대 여성이 훗날 내연남이 변심하자 그의 아내를 흉기 등으로 찔러 살해했다는 것. 이날 재판의 핵심 쟁점은 피고인이 혐의를 입증할 직접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사건의 전후 정황으로 유죄를 증명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다.

검찰이 혐의를 입증키 위해 제시한 증거들에는 사체검안서, 부검검정서 등 일반 국민들에겐 생소한 단어들이 튀어나왔다. 검찰은 사체검안서가 "사체를 눈으로 봐서 사인을 밝혀낸 것"이며 부검검정서는 "사체를 해부한 뒤 사인을 밝혀낸 것"이라고 부연설명을 해야 했다. 또 경찰이 현장을 처음 접한 뒤 작성하는 '현장임장일기'는 '현장상황일지'로, '삭흔'이라는 단어는 '목을 줄로 조를 때 목에 생겨나는 일종의 멍'이라고 따로 설명하기도 했다.

재판에 참여한 배심원들은 불쑥 튀어나오는 전문용어에 대해 검찰과 변호인들의 설명이 있은 후에야 비로소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여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시되는 참여재판에는 어려운 법률용어 풀이에 대한 보다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듯 보인다. 

실제 배심원으로 참여했던 회사원 조영옥(58ㆍ여)씨는 "이해하기 불명확하게 오가는 얘기가 있었다"며 "사전에 미리 정확한 정보를 인지할 수 있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예비 배심원으로 참관한 이옥주(49ㆍ여)씨 역시 "처음에는 이해를 잘 하지 못했다가 검찰이 구체적으로 설명한 뒤에야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모의재판의 취지가 검찰 및 변호인들, 배심원들에게 새로 바뀐 제도를 적응케 하려는 데 있다"며 "새로운 제도에 맞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병온 기자 mare8099@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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