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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뛰는 현대·기아차] 勞도 使도 서로 "고맙습니다"

최종수정 2007.09.10 10:58 기사입력 2007.09.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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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천국 오명 벗고 무분규 상생의 길 선택

"노조가 내 진심을 많이 이해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회사가 교섭에 성실히 임해주신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현대자동차 노사가 임단협 12차 교섭을 가졌던 지난 4일 저녁. 교섭을 마무리한 회의실에서 윤여철 현대차 사장과 이상욱 금속노조 현대차지부장은 마무리 발언을 통해 서로의 이해와 양보에 대해 진심어린 감사 인사를 나눴다.

현대차 노사가 달라지고 있다.

노사는 외부 조건이 아닌 지속적인 대화와 의견 절충을 통해 10년 만에 무분규로 임단협을 타결시켰다.

협상 과정을 통해 드러난 현대차 노사의 달라진 모습에 대한 찬사가 사회 각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현대차와 현대차 노조는 지난 십수년간 서로를 '노동자를 착취해 재벌이 된 자본가', '파업을 일삼아 국가 경제를 도탄에 빠뜨리는 귀족 노조'라며 비난하기에 혈안이었다.

노사가 회사 발전을 위한 협력자적 자세를 잃었다는 비판도 안팎으로 거셌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987년 탄생한 이래 1994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매년 파업을 벌여왔다.

임금 및 단체 협상 과정에서의 파업 뿐 아니라 성과급 등 지급을 요구하는 숱한 불법 파업이 벌어졌다.

최근에 와서는 금속노조로의 산별 전환이 이뤄지면서 갖가지 정치 파업에도 총대를 메야 했다.

조합원 내부에서도 무리한 정치파업 강행에 대한 회의론이 불거져 나왔다.

회사는 회사대로 어려웠다.

국내외에서 세계 유수의 자동차업체들과 피말리는 경쟁을 벌여야 했고 중국 등 국제 시장에서는 경쟁력 감소로 인한 입지 축소를 절감하고 있었다.

강성 노조의 파업으로 국내 생산은 차질을 빚기 일쑤였고 파업에 못이겨 노조의 요구 조건을 수용할 때마다 '퍼주기 협상으로 귀족 노조를 키운다'는 따가운 눈총을 피하지 못했다.

인터넷에는 현대차 불매 운동이 벌어졌으며 현대차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냉담했다.

그런 현대차 노사가 뿌리깊은 불신을 뒤로 하고 상생의 길을 선택했다.

이번 교섭 과정에서 노조는 이례적으로 파업을 유예하면서 회사에 성실 교섭기간을 제공했다.

회사도 이에 부응해 끊임 없이 절충안을 내놓으며 파국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회사 안팎의 긴박한 사정은 노사를 더 긴장시켰다.

정몽구 회장이 횡령 혐의에 대한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었으며 파업 자제에 대한 범 국민적 요구가 거셌다.

결국 노사는 서로의 요구안에서 한 발짝 씩 물러나며 극적으로 임단협안에 잠정 합의했다.

조합원들은 95%가 넘는 이례적 투표 참여율을 보이며 이를 최종 가결했다.

그러나 현대차가 이번 협상에서 시간에 쫓겨 노조의 주장에 지나치게 양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대차 노사에 주어진 과제가 많다. 이번 협상안 타결로 현대차는 3000억원 가까운 자금을 임금으로 추가 지출해야 한다.

또 금속노조에서 더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 현대차 노조가 앞으로도 정치적 파업 이슈가 대두될 때 독자 행동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러나 노사는 이번 무파업 타결을 통해 '파업은 최후의 수단일 뿐, 언제나 대화와 의견 교환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

현대차 노사가 연주할 화합의 하모니에 전 국민의 기대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우경희 기자 khwo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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