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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CEO열전] <12>강권석 기업은행장

최종수정 2007.09.12 11:00 기사입력 2007.09.1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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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난 말솜씨·추진력 갖춘 '작은거인'

최근 치주염으로 고생을 했다고 들었던 강권석 기업은행장을 몇년만에 만난 기자의 느낌은 특유의 소탈한 웃음과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예전모습 그대로였다.

우려와는 달리 지나치게(?) 건강한 모습으로 기업은행의 미래에 대해 설명하는 강행장은 기자가 초년병시절 금융감독위원회를 출입할때 그가 금감위 대변인을 하던 당시의 호탕하던 모습과 오버랩되고 있었다.

강 행장은 위트의 사나이로 꼽힌다. 50대 중반을 넘긴 나이지만 요즘 유행하는 말이나 프로그램 등을 꿰뚫으며 분위기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가는 능력을 지녔다.

그런 그의 위트와 언변, 분위기 장악력은 술자리에서도 단연 출중하다.

강행장은 독특한 건배사와 술자리 매너로 좌중을 휘어잡았다.당신과 나의 귀한 만남을 위하여라는 당나귀 부터해서 특이한 폭탄주 제조까지 그가 있는 술자리는 언제나 즐거웠다.

또 그의 탁월한 언변은 그대로 시중에 어록으로 회자되고 있다.

'기업주치의론'을 비롯해서 ''비올 때 우산을 뺏지 않는다' ''기업인 천하지대본' 등의 비유는 ''강권석 어록'에서 나온 말들이다. ''네트워크론' ''위너스론' ''패키지론' 등 기업은행의 명성을 높여준 각종 금융상품들도 대부분 강 은행장이 명명한 것들이다. 은행 지점장이란 명칭도 그가 ''지행장'으로 바꾸라고 지시했다.

평생을 딱딱ㆍ깐깐으로 비유되는 관료로 살아온 그가 다른 관료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물론 유머와 위트 뿐만 아니라 그는 제대로된 실력도 갖춘 알아주는 경제전문가다.

재정경제원, 금융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재직시 금융에 관한 전문지식과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특히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에 주 뉴욕 총영사관 재정경제관으로 재직하면서 해외채권단과 채무 만기연장협상을 주도하는 등 외환위기 극복에도 크게 기여해 위기대응 능력과 함께 국제 감각도 갖추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랜 공직 생활의 대부분을 경제분야, 특히 증권과 보험 등 금융관련 업무를 맡아 이부분에는 특히 전문가다

선이 굵은 스타일로 업무 추진력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다.

그가 가장 자랑스럽게 여기는 중소기업 명예의 전당도 그가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발로 뛴 작품. 이 상은 중소기업인들에게는 장관상보다 귀한 상으로 인식될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

중소기업 명예의 전당 말고도 그의 탁월한 경영능력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현재 기업은행의 성적표다.

그가 취임한 이래 기업은행은 고공행진을 하며 이제 엄연히 시중은행 빅4 대열에 들어섰다는게 시장 평가다.

물론 이것이 다 김행장 혼자만의 성과는 아니겠으나 그의 리더쉽과 경영능력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기은은 올 상반기 실적결산 결과 수익성과 성장성, 건전성 등 은행 경영을 평가하는 3대 지표에서 모두 두드러진 실적으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강행장은 또 직원들과의 스킨십경영으로 유명하다.

워낙 토론과 대화를 좋아해 기회 있을 때마다 직원들과도 대화를 나눈다. 직원들을 만나면 해주고 싶은 말도 많고 직원들로부터 배우는 것도 많다고 한다.

최근에는 'CEO의 월요편지'라 해서 매주 월요일 직원들에게 전자우편을 보내고 있다.이 월요편지를 통해 개인적인 사소한 일부터 은행의 중대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제로 직원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또 현장 경영을 중시해 지점을 자주 찾는 편인데 은행장이 지점을 방문한다고 하면 직원들이 적잖이 부담스러워 해 사전예고 없이 불쑥 찾아가는 경우도 많다.

얼마전 모지점을 방문했는데 공교롭게도 그 지점은 경영 실적이 최하위인 지점.  이에 직원들은경영평가에서 꼴찌를 했으니 분명히 불호령이 떨어질 거라며 다들 노심초사를 했지만 호된 질책 대신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본부에서 도와줄 수 있는 것들이 있는지 물어보고 격려해줬다.

사무실로 돌아가 직원들에게 격려의 편지와 함께 피자를 지점으로 보내 감동의 피자라는 답장이 날라왔을 정도다.

그의 원만한 대인관계는 유명하다. 정재계 뿐만 아니라 연예계까지 뻗쳐있다.

특히 행시 14회 동기들과 여전히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직장 동료들이 가장 편하고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동기 중에서는 유지창 전국은행연합회장, 박종원 코리안리재보험 대표이사 사장, 신동규 수출입은행장 등과 각별한 사이. 기자를 만난 이날도 같이 점심을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고 했다.

또한, 우리은행 황영기 행장과는 경동중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 권오규 부총리는 강 행장의 중학교 2년 후배이자, 행시 기수로는 1기수 후배다.

여기에 영화배우 안성기씨가 중고등학교 동기동창이고,가수 조용필씨가 중학교 동기동창이어서 지금까지도 계속 교류를 하고 있다.

이런 인연으로 2005, 2006년 연말에 고객을 위한 '조용필 콘서트'를 열었으며 2006년 여름에는 안성기, 차인표 주연의 영화 한반도 시사회를 전국 26개 영화관에서
동시에 개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두사람 모두 골프가 싱글 수준이라 가끔 시간을 내어 라운딩을 하는데 게임을 하면서도 서로 한 치의 양보가 없어 선의의 경쟁자로 티격태격하면서 서로의 우정을 과시한다고 했다.

사무엘 울만의 청춘이란 시를 좋아하고 특히 "나이를 먹는다고 해서 우리가 늙는 것이 아니다.이상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 것이다","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영원의 세계에서오는 힘, 이 모든 것을 간직하고 있는 한 언제까지나 그대는 젊음을 유지할 것이다"라는 대목을 좋아한다고 했다. 

요즘에는 육일약국갑시다라는 책에 빠져있다고 했다. 그 책 역시 전직원들에게 나눠줄까 생각할 정도로 재미있고 배울게 많다고 했다.

강행장은 이번에 약간의 무리가 오면서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재산이라고 느낀것이 바로 건강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임 직후 눈코 뜰새 없이 바쁜 일정을 지내다 보니 건강에 다소 무리가 왔었다"며 "이젠 건강을 생각해 절제할 생각"이라며 웃었다.
교회 장로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은퇴 후 아내와 함께 전국을 유람하며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하는 강행장의 모습에서 100조 자산을 관리하며 기업은행을 최고로 만들수 있다는 포부가 어색하지 않은 것이 당연한 듯 느껴졌다.

이초희기자 cho77love@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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