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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실로 인한 산사태, 자연재해로 손배제한 못해

최종수정 2007.09.10 08:19 기사입력 2007.09.10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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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중턱에 도로를 낸 뒤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산사태가 났고 이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면 자연재해를 이유로 배상범위를 제한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한국전력공사는 경기도 가평군 소재 한 야산에 송전탑을 설치하기 위해 산중턱을 깎아 진입로와 배수로를 설치했다. 한전은 도로 개설 과정에서 산사태에 대비한 벌개제근(지반이 함몰되거나 침하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나무뿌리 등을 제거하는 작업) 등을 실시하지 않았다.

2006년 7월 집중호우로 이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했고 산 밑에 있던 김 모씨의 별장과 전 모씨의 컨테이너를 덮쳐 당시 별장 안에 머물러 있던 김씨 친인척 중 1명이 흙더미에 깔려 사망하는 등 사고가 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9부(정대홍 부장판사)는 김씨와 전씨 등 11명이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2억5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판결했다고 10일 밝혔다.

한전은 자연재해로 인한 산사태이므로 책임이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건 산사태는 피고가 도로를 개설함에 있어 벌개제근 등을 시행하지 않은 채 시공한 과실로 발생한 것으로 진입도로의 설치상 하자로 인해 망인 및 원고들이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이어 "과도한 노력이나 비용을 들이지 아니하고도 사전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 자연적 조건에 따른 위험의 발생을 예방할 수 있었다"며 "이 경우 손해배상의 범위를 정함에 있어서 자연재해분을 인정해 가해자의 배상범위를 제한할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유병온 기자 mare8099@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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