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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發 '통신료 인하' 업계는 당혹

최종수정 2007.09.07 11:28 기사입력 2007.09.07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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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부 추진에 공정위 "반시장적 악법" 부처간 논란도

통신시장에 대한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을 둘러싸고 정부 부처간 의견이 상충돼 통신요금 인하이슈가 부처간 알력 싸움으로 변질되는 것이 아니냐는우려를 낳고 있다.

통신업계는 "누구의 장단에 춤을 춰야 하느냐"며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7일 정부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보통신부는 재판매 시장 개방 및 KT의 휴대폰 재판매 사업 규제 등을 담은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키로 하고 현재 마무리 작업을 진행중이다.

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는 정통부의 개정안이 '반 시장적' 악법이라며 이의를 제기했다.

공정위가 문제 삼은 개정안 내용은 시내전화 지배적 사업자인 KT의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에 대해 매출 점유율에 상한선을 두기로 한 대목이다.

개정안은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5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통신 시장중 점유율 10% 이상을 재판매 사업을 통해 신규 진출한 업체에게 무조건 배정토록 했다.

하지만 개정안은 이동통신 재판매 사업을 진행중인 KT에 대해서는 '10%룰'에서 제외해 별도관리토록 했다.  

개정안은 또한 정부가 망을 제공해야 하는 기간통신사업자와 망 이용 업체간 대가를 장관이 직접 규제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측은 "정부가 업체의 대가와 수익 등 사업자의 매출을 직접 규제하려는 것은 시장원리에도 맞지 않고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악법이다"면서 "조만간 정통부 개정안에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정위 관계자는 "정부가 대가 규제로 업체간 계약에 관여하는 것은 자율적인 경쟁을 방해할 수 있다"면서 "이번 법 개정안은 규제의 모습도 바람직하지 못하고, 공정거래 측면에서도 받아들일 수 없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정통부는 공정위가 통신 시장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해의 소지를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통부측은 "법 개정안은 시장 규제가 아니라 신규업체의 진출 길을 열어 경쟁을 촉진시키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지배적 사업자가 불합리한 방안으로 신규업체의 사업 활동을 제한하는 사례를 막기 위해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동통신 요금 문제는 청와대의 개입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청와대측이 지난 4일 "휴대전화 요금 인하를 검토중"이라고 발표한 이후 '시장자율에 맡기겠다'고 공언해온 정통부가 통신업체에 요금 인하를 요구하는 등 태도가 돌변했다는 것이다.

정통부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이통 서비스 소량 이용자에 대한 기본료 인하, 노인요금제 신설, 청소년 상한제 강화 등을 담은 방안을 이달중 확정해 시행해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요금 인하라는 큰 틀에서 추진되는 이같은 사안은 청와대와 공정위, 정통부간 갈등으로 소비자 권익 증대라는 당초 취지에 비해 상당히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공정위가 끝까지 반대해 정통부가 느슨한 내용으로 법 개정안을 수정한다면 결과적으로 경쟁 활성화 효과는 그만큼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

또한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관련해서는 청와대가 통신사업을 펼치는 기업의 입장은 충분히 고려치 않고, 대선을 3개월여 앞둔 현시점에서 여론을 의식한 생색내기용 행정이 아니냐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요금도 내리고, 규제도 당해야 한다면 앞으로 어떻게 능동적으로 사업을 해나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면서 "하지만 더 큰 문제는 과연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할 지 알 수 없다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이경호·채명석·김선환 기자 gungh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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