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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유보 결의한 현대차 노조는 왜?

최종수정 2007.09.01 21:32 기사입력 2007.09.01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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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측에 성실교섭 요구...노조 변화하나 주목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찬반투표까지 가결시킨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가 당장 파업에 들어가지 않고 일시적으로 파업을 유보하는 결정을 내려 주목된다.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20년간 파업을 연례행사화한 현대차 노조가 올해 임단협에서는 파업찬반 투표를 가결시켜놓고도 사상 처음으로 파업 유보를 선언, 큰 변화의 조짐을 보인 것이다.

현대차지부는 1일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중앙쟁의대책위원회 회의를 열고 회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오는 4일과 5일 일단 파업을 유보하기로 하고 3일 본교섭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노동쟁의 조정기간(10일)이 끝나는 오는 4일부터 곧바로 합법적인 파업에 들어갈 수 있지만 당장 파업에 돌입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노조가 먼저 나서 4일과 5일 '파업을 하지 않을테니 성실교섭에 나서달라'고 회사측에 촉구한 것으로 예년 노사협상 때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상황이 연출됐다.

현대차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해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는 시기에 파업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그동안 전례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현대차 노사협상 과정은 협상 결렬→대의원의 쟁의행위 발생결의→전체 조합원 파업찬반투표(가결)→파업 돌입 등이 공식 수순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하루 전날 조합원의 파업찬반 투표에서 가결을 이끌어내고도 과감히 '파업 유보'를 선택한 것.

이 같은 결정이 나온 것은 노조가 그동안 연례행사 처럼 벌여왔던 파업, 또는 '파업을 위한 파업' 보다 올해는 최대한 대화와 양보를 통해 임단협 타결에 최선을 다해보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분석된다.

노조 장규호 공보부장도 "노조가 4일부터 합법적인 파업을 할 수 있지만 4일과 5일 파업을 선택하지 않은 것은 노사 모두 성실교섭을 위해 최선을 다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장 부장은 또 "노조는 원만한 임단협 타결을 위해서 그동안 최선을 다하고 있었던 만큼 마지막까지 성실한 자세로 교섭에 집중해 국민과 조합원의 바람을 저버리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올해 임단협에서 노사의 '변화된 모습'들은 이미 곳곳에서 나타났다.

회사는 지난달 24일 제10차 임단협 본교섭에서 현대차 노사협상 역사상 처음으로 동종업계의 임단협 타결수준을 상회하는 일괄제시안을 내놓는 등 과거와는 다른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등 조속한 협상타결 의지를 보여줬다.

이에 노조도 파업을 하기위해 노동쟁의 조정신청까지 내놓고도 조정기간에 노사 실무협상을 계속 열기로 하는 등 대화의 창구를 닫지 않았고 이 기간 다시 본교섭까지 갖기로 하는 등 유례없는 변화의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더 나아가 한시적인 기한이지만 파업에 들어갈 수 있는 시점인데도 결국 이틀간의 파업을 유보하는 결정까지 내려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여기에는 매년 벌였던 임단협 파업과 정치파업에 대한 울산지역 시민과 국민의 비판적 시각이 노조에 집중돼 있는 점도 적잖은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울산지역 시민들과 경제계는 이번 노조의 결정에 대해 "또 파업을 강행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노조가 파업을 일시 유보하고 노사간 대화에 적극 나서기로 결정한 것은 매우 신선하게 받아들여진다"며 "양보와 상생을 위한 노사 협상을 통해 무분규로 타결하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만들어주길 기대한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3일 예정된 제11차 본교섭에서 올해 20년째로 접어든 현대차 임단협 노사협상 사상 처음으로 무분규 타결을 이끌어낼 수 있을 지, 예년의 수순과 같은 파업이라는 파국을 선택할지 국민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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