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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난이 빚은 이 시대 슬픈 자화상 '졸업회피생'

최종수정 2007.08.31 11:46 기사입력 2007.08.31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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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대학의 하계 졸업식이 지난주와 이번주에 걸쳐 열렸다.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빛나는 학위수여증을 받아든 채 함박웃음지어야 할 때이지만 '의도적'으로 졸업을 미뤄야만 하는 이들에겐 거리가 먼 풍경이다. 취업에 보다 용이하다는 이유로 졸업을 뒤로 미룬 '졸업회피생'들은 이 시대 극심한 취업난이 빚은 또 하나의 자화상이다.

서울 소재 S대에 재학 중인 심모(28ㆍ정치외교학)씨. 심씨는 올해로 대학에 입학한 지 7년째에 접어들었다. 금년 1학기를 끝으로 8학기 정규 과정을 마치려 했지만 고민 끝에 1학기를 더 다니기로 했다. 졸업 이후 '백수'로 남는 것보다는 학생 신분을 유지하는 게 취업에 보다 유리하다는 게 이유였다. 심씨는 이를 위해 지난 학기 수강했던 수업 하나를 일부러 이수하지 않았다. 그래야만 졸업 학점을 채우지 못한 것이 돼 추가 학기인 9학기를 다닐 수 있었던 것.

"비참했지요. 그런데 취업이 안 되니 어쩌겠어요. 아무래도 '졸업예정' 신분이면 취업 자격에 보다 자유로울 수 있으니 저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셈이지요"

졸업 후 1년이 지난 이른바 '취업 재수생'들을 고용하지 않으려는 기업들이 많아지다 보니 부득이하게 졸업을 뒤로 미루는 고육지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는 게 심씨의 설명이다. 실제로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은 지난 2004년부터 공식적으로 '취업 재수생'을 신입사원으로 채용하지 않고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국내 대기업들 사이에서 새로운 '자격 요건'이 돼 가고 있다. 

서울 소재 H대학에 재학 중인 김 모(27ㆍ경영학과)씨. 김씨 역시 취업에 필요한 '스펙'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졸업을 미뤘다. 그의 경우에는 졸업요건으로 대학이 요구하는 영어점수를 제출하지 않았다. 김씨는 졸업을 미룬 뒤 남은 시간을 활용해 한자나 회계, 무역 관련 자격증을 취득할 계획이다. 또 예전부터 계속했던 마케팅과 면접, 비지니스 영어를 위한 스터디 모임도 꾸준히 병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취업에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한 방편으로 대학원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다. C대학 국어국문과를 졸업한 김모(29)씨. 그는 공기업에 취직하기 위해 지원서를 냈다가 낙방을 거듭하자 이 대학 교육대학원에 진학했다. 대학원을 진학하면 취업에 필요한 시간을 2년 이상 벌 수 있음은 물론 끝내 취업이 여의치 않으면 교사 자격증을 따 선생님이 되겠다는 것. 

"일종의 보험 같은 것이지요. 수업료를 일정하게 내면 교사 자격증이 만기 상품으로 돌아오는…대학 다닐 때 벌어놓은 돈으로 대학원에 진학을 했지만 이마저 바닥나면 그 땐 부모님께 기대야 할 판이니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보다 깊이 있는 수학을 위해 선택하는 것이어야 마땅할 대학원이 취업을 위한 도피처가 돼 버리는 웃지못할 소극(笑劇)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같은 졸업 회피 현상을 곁에서 지켜본 상명대 영어교육과 박거용 교수는 "졸업을 한지 1~2년 이상이 되면 취업이 어려워진다는 점을 이유로 졸업을 미루고 부모한테 기대는 이른바 '캥거루족'들이 많아졌다"며 "비정규직이라도 취직하길 바라는 학생들을 보고 있으면 안쓰럽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 외에도) 등록금을 마련키 위해 휴학, 아르바이트, 복학을 반복하는 학생들 역시 졸업을 본의 아니게 늦추는 것"이라며 "대학가에서 볼 수 있는 이러한 모습들은 안타까운 사회 풍속도"라고 덧붙였다. 

유병온 기자 mare8099@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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