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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2007년 08월 23일자

최종수정 2007.08.23 10:52 기사입력 2007.08.23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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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스 크리스토퍼는 ‘중국이 미국 된다’의 한국판 서문에서 매우 재미있는 글을 실었습니다(한국인의 성공 DNA, 백석기 지음). 일부를 옮겨보면 미국인이 두 명 있을 경우 법적인 맞고소가 자주 일어나며 중국 사람은 장사를 위한 흥정을 벌인다고 합니다. 또 일본 사람은 친절한 인사를 해대고 싱가포르 사람은 학교성적표를 보자고 하며 대만사람은 해외이민을 함께 가자고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도와 한국 사람이 마주 앉을 경우입니다. 인도사람은 온 세상 모든 문제가 다 미국 때문이라고 소리를 지르고 한국 사람은 싸움질을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지만 국민성을 유머러스하게 풍자한 얘기로 한번 스스로를 뒤돌아 볼 기회를 제공해주는 글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제가 이 말을 꺼낸 이유는 이런 국민성으로 풍자된 나라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까, 21세기의 패권은 이들 나라 중에서 과연 누구에게 넘어갈까하는 점이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모델스키같은 학자는 세계의 패권이 100년을 한주기로 해 계속 순환해 오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세계의 패권은 포루투갈에서 네덜란드로, 영국으로, 지금은 미국으로 바톤이 이어졌다고 분석합니다. 그러면 미국 이후 패권은 어떻게 될까요? 며칠 전 저는 글로벌 경제패권이 어디로 넘어갈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제프리 삭스 교수의 주장처럼 글로벌 경제의 패권이 미국에서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 중국, 일본, 인도가 있다는 얘기를 했었지요. 최근 며칠동안 미국의 언론들은 일본과 중국의 패권에 대한 글을 연이어 싣고 있습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레스터 서로 매사추세츠 공대교수는 며칠 전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중국경제는 금세기 내에 미국을 절대로 따라 잡을수 없다”고 단언한 바 있습니다. 그 이유는 19세기 미국은 영국보다 훨씬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1차 대전 까지도 뒤졌고 일본은 근대화 이후 150년 뒤에야 미국의 1인당 GDP를 따라잡은 점을 들고 있습니다. 또 2007년 미국의 1인당 소득성장률은 다른 어떤 대국보다 높을 뿐 아니라 지난 15년간 연평균 3%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중국이 따라 잡으려는 미국 역시 제자리 걸음을 하며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죠.

워싱턴 포스트가 게제한 일본에 대한 5가지 근거 없는 이야기도 일본이 미국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일본이 15년간의 장기 침체에서 벗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내수 소비는 아직도 빈혈 증세를 보이고 있고 일본은행들이 간신히 흑자를 유지하고 있는 정도라는 것입니다. 혼다와 도요타 자동차등 많은 기업들이 다음 세기에 무엇으로 먹고 살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지만 일본 스스로는 어떤 국가가 되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은 것도 일본이 미국을 따라잡지 못하는 이유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본 내에서도 노무라 종합연구소 같은 곳은 이대로 가면 2010년에는 일본이 몰락의 길로 접어들지도 모른다는 경고를 하고 나섰습니다. 극심한 글로벌 경쟁시대로 진입할 시기에 전후 베이비 붐 세대로 일본의 성장을 견인해 왔던 단카이 세대가 완전 은퇴,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젊은 세대들에게 돈 벌려는 野性(야성)을 키워주지 않고 축적된 사회자본을 창조적 파괴로 재정비하지 않으면 새로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경고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파아낸셜 타임스 기고에서 데이비드 워커 미국 회계감사원장이 지적한 것처럼 과연 미국이 몰락 직전의 로마와 닮은 꼴로 패권을 아시아로 내어줄 것인지, 아니면 그렇더라도 한세기정도는 미국이 패권을 유지할 것인지, 그리고 그 틈바구니에서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외국인의 눈에 싸움질만 잘하는 한국인으로 새로운 세기를 여는 주인공은 될 수 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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