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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환락의 도시] 밤의 천사들 <55>

최종수정 2007.08.22 13:08 기사입력 2007.08.22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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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애는 동균이 할말이 있다고 하자 무슨 말이냐고 물어 보려다가 그만 두었다.

어차피 만나면 들을 수 있을 테니까.

"오빠, 삼겹살에 소주 한잔 할까."

"삼겹살에 소주 한잔, 좋지."

오늘따라 오후 시간이 무척 더디게 가는 것만 같았다.

이미 신애 마음은 들떠 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퇴근하고 둘이는 사무실 뒷골목 삼겹살 집으로 들어갔다.

불판위에 올려진 삼겹살은 구수한 냄새를 풍겼다.

"오빠, 나 있잖아."

신애는 주위의 손님들을 의식해서 인지 눈치를 한번 보곤 작은 소리로 말을 이었다.

"오빠, 내가 사무실 하나 얻어서 운영하면 안 될까?"

"무슨 사무실? 설마 사채 사무실을 하겠다는 것은 아니겠지?"

"맞아, 사채 사무실이야 오빠."

신애 말을 들은 동균은 충격을 받은 것처럼 가만히 있더니 물고 있던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꺼 버렸다.

남자들도 이런 일을 꺼려하고 고난도의 머리를 써야하는 힘든 일로 여긴다.

또한 하루에 수억씩 자금을 내보내고 불안해서 발 뻗고 잠 한번 제대로 못 자는 게 바로 이 직업이다.

럼에도 불구하고 여자 몸으로 사채 사무실을 하겠다는 것은 화약을 짊어지고 불 속으로 뛰어 드는 자살 행위나 마찬가지다.

"신애야 차라리 다른 장사를 해보는 게 어떨까? 네가 할 수 있는 장사는 얼마든지 있으니까?"

   
 

"아냐 오빠, 난 이미 결정했어."

동균은 다시 한번 쳐다보았다. 굳게 다물고 있는 입술과 눈동자는 이글거려 확실히 결정 진 것이 틀림없어 보였다.

"좋아 그럼 그렇다 치고, 자금은 있기는 있는 거냐?"


"응, 아까 점심시간에 그 사람을 만났는데 자금을 지원 해주겠다고 할 수 있으면 해 보라는 거야."

"음, 그래, 그러니까 신애가 든든한 스폰서가 생겼구나, 자금은 얼마정도나 밀어 주겠다는 거야?"

"얼마라고 딱 꼬집어 말은 안하지만 얼마든지 대준데, 알고 보니까 그 사람이 일본에서 아주 큰 전자회사 회장이더라고, 그 대신 조건이 있어.""조건? 무슨 조건인데?"

"아파트 한 채 얻어준다고 살림을 하자는 거야, 그리고 업소를 다니지 말라는 조건이지 뭐."

"그럼 현지 처?"

"응, 바로 그거야."

요시다는 신애를 현지처로 두고 내세운 조건이었고, 본 부인이 자식을 낳지 못하므로 자식을 낳아주면 더욱 좋은 조건에 포함이 되었던 것이다.

만약 그럴 경우엔 신애는 팔자를 고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일 수도 있다.

"그래, 그 정도의 조건이라면 들어 줄 수 있겠구나, 돈은 얼마를 대 줄려는지 모르지만 말이야."

"그래서 사무실을 차려서 내가 직접 뛰면 어떨까 해서."

신애는 다른 속셈이 있었다.

별도로 사무실을 차려서 든든한 동균을 등에 업고 직접 운영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니까 사채 사무실 사장을 하겠다는 말이군?"

"아니, 사장은 오빠가 하고 운영만 내가 하겠다는 것이지."

여자 혼자 몸으로 할 수없어 동균일 안고 가야한다. / 손채주 글, 이창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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