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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 경제레터] 2007년 08월 20일자

최종수정 2007.08.20 11:17 기사입력 2007.08.2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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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산이 산산조각이 나버린다면 펭귄들에게는 분명 커다란 재앙이 될 것이다” “게다가 폭풍우가 몰아치는 겨울에 빙산이 깨지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 진다” “상당수의 나이든 펭귄이나 어린 펭귄들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 “이런 재앙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 누가 상상할 수 있겠는가? 생각지도 못했던 다른 모든 사건들처럼 이러한 재앙에 즉시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없었다” 펭귄에게 배우는 변화의 기술 “빙산이 녹고 있다고?”라는 책에 나오는 대화의 한 장면입니다.

이 책은 녹아내리고 있는 빙산위의 펭귄이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흥미진진한 우화로 엮은 것입니다. 기업은 살아남기 위해 부단히 혁신해야 합니다. 때를 놓치면 결국 경쟁력을 잃게 되고 경쟁업체에 먹히게 됩니다. 국가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업의 리더나 국가의 지도자가 이를 방치하면 결과는 불을 본 듯 뻔합니다. 우리는 한때 잘 나가던 기업의 상당수가 생명력을 유지하지 못한 채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도산행 열차에 타는 모습을 보아왔습니다. 필리핀같은 나라는 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보다 국민소득이 높은 잘 나가던 국가였지만 지도자를 잘못 만난 탓에 지금은 해외에 저임노동자를 수출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점에서 펭귄에서 배우는 변화의 기술은 음미해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북극해에 떠있는 얼음이 전례 없이 빠른 속도로 녹아 없어지고 있다고 합니다(미국 일리노이 대학의 윌리엄 채프먼 연구팀보고서를 조선일보서 인용보도). 이 보고서는 올 여름 북극해의 얼음이 녹아내리는 현상이 위성 추적을 시작한 1979년 이후 가장 많이 진행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지난 9일 촬영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올해 6월과 7월에 약 120만 평방킬로미터보다 훨씬 넓은 얼음이 없어 졌다는 것입니다. 한반도 면적의 5배 이상이 된다는군요. 이 기사를 보면서 실제 북극해에 살고 있는 동물들은 어떤 변화의 기술을 동원할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변화의 화두가 필요한 것은 북극해에 살고 있는 동물이 아니라 인간이란 사실입니다. 세계의 에너지자원은 어차피 고갈되게 되어 있지요. 그래서 이미 앞서가는 나라들은 기회의 땅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등에서 자원전쟁에 돌입했습니다. 따지고 보면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자원 확보를 위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들이 1770킬로미터에 달하는 BTC라인(아제르바이잔 바쿠-그루지야 크빌리시-터어키 제이한)을 개통하면서 열강 간 에너지 확보경쟁이 파이프라인 전쟁으로 비화되는 현상도 같은 맥락입니다. 중국 역시 이미 2년전에 두산쯔와 카자흐스탄 아타수를 연결하는 1000킬로미터의 파이프라인을 개통했고 인도같은 나라도 투르크매니스탄-아프가니스탄-파키스탄을 연결하는 1600킬로미터 파이프라인 구축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북극해의 유빙이 녹아내림에 따라 북극 영유권 쟁탈을 위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이미 북극해의 수중 평원인 추크치곶의 해저 측량을 위해 해양경비대 소속 쇄빙선 힐리호를 출항시켰고 러시아도 북극해 잠수함을 동원, 약 4000킬로미터 깊이의 심해에 러시아 국기를 꽂았으며 이에 자극받은 캐나다는 북극해 부근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한반도는 경제도 뒷전이고 에너지에 대한 관심도 없는듯합니다.

오로지 정치판만이 지도자들의 마음을 달구고 국민들도 이 게임관전에 정신이 팔려 있습니다. 오늘은 한나라당의 대선주자가 확정되는 날입니다. 100년 정당을 표방하던 열린우리당은 3년9개월 만에 간판을 내리고 대통합민주신당과 합당을 결정했습니다. 대권을 향한 잠룡들이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내게 익숙한 모든 기득권을 흔쾌히 반납하는 자가 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고 또 진정한 리더라는 사실을 생각하는 하루 됐으면 합니다. 지도자의 심각한 연설보다는 작지만 신선한 실천을 보여주는 펭귄같은 모습이 강력한 변화를 이끄는 원동력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주는 월요일 됐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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