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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빛좋은 개살구' 한국의 10대 골프장

최종수정 2016.12.26 12:38 기사입력 2007.08.2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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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나인브릿지골프장이 최근 미국의 골프잡지인 골프매거진에서 선정한 세계 100대 골프장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골프다이제스트와 함께 2년마다 지구촌 골프장의 서열을 매기는 이 랭킹은 이렇다할 큰 부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엄격한 기준과 함께 패널들의 공정성으로 상당한 의미를 부여받는다.

실제 이 랭킹의 상위권에 포진한 골프장들은 미국의 대표적인 명코스로 꼽히는 파인밸리와 '골프의 성지'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마스터스가 열리는 오거스타내셔널 등 면면이 화려하다.

전세계의 골프장들은 이때문에 이 랭킹에 진입하기를 갈망하고, 이는 국내 골프장도 마찬가지이다.

지난 2005년 95위로 처음 이 랭킹에 진입한 나인브릿지골프장은 실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나인브릿지클래식과 전세계 명문골프장들의 클럽챔피언들을 초청해 월드클럽챔피언십(WCC)을 개최하느라 수백만달러를 쏟아부었다.

그렇다면 100대 골프장을 평가하는 포인트는 과연 무엇일까. 한 마디로 '샷의 가치'가 최우선이다. 14개의 클럽을 두루 사용하기 위한 경기성과 적절한 난이도, 최상의 코스관리, 여기에 디자인의 다양성과 심미성, 기억성 등 '미적 요소'가 평가된다.

다시말해 '골프마니아'라면 죽기 전에 한번은 꼭 라운드하고 싶은 '명품 골프장'의 우선 순위인 셈이다.

이 랭킹은 그러나 국내로 들어오면서 본질을 크게 벗어나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이 잡지사 한국판이 때맞춰 국내 10대 골프장을 선정하면서 '장사속'을 가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잡지의 평가는 먼저 인터넷과 엽서 투표 등을 통해 1차 후보 40개 골프장을 추려낸 뒤 패널들이 평점을 매기는 방식이다.

잡지사측은 일반골퍼의 시각을 접목시키기 위해서라고 항변하지만 이미 일부 골프장에서는 전직원을 PC방으로 보내 인터넷 투표를 종용하는 웃지못할 아이러니가 발생했다. 대기업 계열 골프장에서는 전사적인 지원도 검토했다는 후문이다.

엽서 투표로 시선을 옮기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다득표를 위해 적어도 수백권이상 엽서가 붙어있는 잡지를 구매할 수 밖에 없는 (어느 정도 예상했던) 상황이 발생한것이다.

기자는 '10대 골프장' 선정 자체를 폄하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이런 이벤트가 활성화되면서 새롭게 건설되고 있는 수많은 골프장을 자극하고, 골퍼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골프장을 만드는 '선의의 경쟁'으로 이어지기를 고대한다.

그래서 더욱 '샷의 가치'와는 아무상관없이 단지 '흥행을 위한 도구'로 전락한 평가 방식이 본래의 순수한 의미로 시급히 개선되기를 바란다.

골프전문기자 golf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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