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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 “몸집이 커야 살아남을 수 있다”

최종수정 2007.08.22 10:58 기사입력 2007.08.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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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재 조달 비용 절감 효과가 최대 장점 … 고객의 75%를 차지하는 여성들에게 초점

세계 최대 일반 소비재 제조업체 프록터 앤 갬블(P&G)은 몸집이 커야 성공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11일자에서 소개한 바에 따르면 이를 주도하는 인물이 최고경영자(CEO) 앨런 래플리다.

순익이 급감하고 주가가 급락한 직후인 2000년 P&G는 래플리를 CEO로 임명했다. 그는 P&G가 살아남으려면 강력한 브랜드에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2001년 11월 래플리는 머리 염색약 제조업체 클레어롤을 인수했다. 그로부터 2년 뒤 독일의 미용품 제조업체 웰라를 69억 달러에 사들였다. 이윽고 2005년 1월 세계 면도기와 면도 거품 시장의 75%나 장악한 질레트를 매입했다.

P&G는 혁신에 능하다. 소비자에 대해 잘 알고 브랜드를 키우는 능력이 탁월하다. 질레트의 강점은 기술이다. 질레트는 신제품을 수주만에 선보이기도 한다.

P&G는 합의를 중시하는 반면 질레트는 다소 관료주의적인 기업문화를 갖고 있다. 래플리는 두 기업문화의 장점만 뽑아내도록 특별팀을 구성하기도 했다.

지난 8월 3일 P&G는 올해 4~6월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 이전 1년 전체로 따지면 12%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지난 1년 사이 P&G 주가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 500 지수의 실적을 밑돈 것이다.

P&G가 향후 3년 동안 해마다 80억~100억 달러로 자사주를 매입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 때문이다.

몸집 불리기의 장점 가운데 하나가 자재 조달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원자재 값이 오르면 이를 소비자들에게 전가하곤 했다. 하지만 오늘날 월마트 같은 거대 소매업체들의 가격 인하 압력으로 소비자에게 전가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월마트는 P&G 매출의 20%를 소화한다. 따라서 P&G는 직원 수백 명을 월마트 본사가 자리잡은 아칸소주 벤턴빌에 상주시키고 있다. P&G와 월마트의 관계는 돈독하다.

지난 5월 P&G와 월마트는 적외선 센서 시스템인 ‘프리즘’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쇼핑객이 특정 제품 진열대에 얼마나 노출되는지 파악해 매장 마케팅 효과를 드높이기 위해서다.

P&G에서 대외 사업 협력팀을 이끄는 제프 위드먼은 “매부 좋고 누이 좋은 관계로 상호 의지한다”고 말했다.

래플리는 청량음료 브랜드인 서니 딜라이트, 독일 소재 주스 브랜드 푸니카, 지프(땅콩 버터), 크리스코(쇼트닝), 페트 플러스(샴푸), 슈어(탈취제), 그리고 한국에 있는 타월 제조업체 등 비핵심 사업부를 매각했다.

오늘날 P&G는 23개 브랜드로 각각 연간 매출 10억 달러 이상을 올리고 있다. 그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브랜드는 기저귀 팸퍼스다. 팸퍼스는 지난해 매출 70억 달러를 기록했다. 세제 게인은 최근에야 매출 10억 달러를 돌파했다.

향기가 강한 게인은 주로 히스패닉계와 아프리카계에 표적을 맞춘 제품이다. P&G가 조사해본 결과 이들 소비자는 세탁 후의 향내를 매우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G는 비핵심 브랜드 매각 대금으로 웰라와 클레어롤을 인수할 수 있었다. 그 덕에 P&G는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미용품 제조업체로 올라서게 됐다. 현재 P&G의 미용품 매출 규모는 210억 달러로 그룹 전체 매출 중 25% 이상을 차지한다.

재미있는 것은 P&G에서 ‘고객’이나 ‘손님’이라는 말을 들어볼 수 없다는 점이다. P&G에서는 ‘여성’이라고 표현한다. 사실 P&G 고객의 75%가 여성이다.

이른바 ‘고객 및 시장지식’ 부서원들은 세계 전역을 돌며 여성이 어떻게 쇼핑하고 청소하고 먹고 화장하는지, 아기 기저귀는 어떻게 갈아주는지 관찰한다.

그리고 매장에 진열된 신제품과 처음 접한 뒤 3~7초 사이 여성이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 예의주시한다. 인적 자원 부서를 이끄는 리처드 앤트원의 말마따나 “여성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진수기commun@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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