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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성의 재계프리즘] 현대家 대모, 고 변중석 여사의 삶

최종수정 2007.08.17 11:36 기사입력 2007.08.17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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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으로 현대家의 정신적 대모였던 변중석 여사가 향년 86세의 나이로 생을 이별했습니다. 변 여사는 평소 지병인 심장병과 고혈압으로 지난 90년말 병원에 입원한 이래 18년간 투병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대차 그룹 관계자는 “최근 노환으로 병원치료를 받아왔다”며 “며칠 전 위급한 상황을 넘긴 후 다시 악화돼 17일 별세했다”고 밝혔습니다.

정 회장은 생전에 변 여사를 가리켜 “존경하고 인정할 점이 없으면 사랑할 수 도 없다”며 “아내가 재봉틀 한 대를 유일한 재산으로 아는 점, 부자라는 인식이 전혀 없는 점, 평생 변함이 없는 점들을 나는 존경한다”고 평할 정도로 부부간의 금실을 자랑해왔습니다.

실제로 변 여사는 꽃다운 나이인 16세에 강원도 시골에서 시집온 이래로 재벌가의 안주인 답지 않게 근검과 절약을 몸소 실천해왔습니다. 일례로 정 회장이 이제는 나이도 먹고 다리도 불편하니 자동차를 이용하라며 승용차를 줬으나, 변 여사는 승용차는 집에 두고 택시를 타고 도매시장에 가, 채소나 잡화를 사서 용달차에 싣고 그 차를 타고 집으로 오곤 했다고 합니다.

이는 청운동 인왕산 아래에 자리한 정 회장의 자택에 걸려있던 ‘부지런하면 천하에 어려움이 없다’는 뜻의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를 몸소 실천했던 까닭이지요.

이런 아내의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왔던 정 회장은 회고록을 통해 “결혼해서 60년이 가까워 오는 지금까지 집사람이 자기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6.25 후 내가 사준 재봉틀 한 대뿐이고, 그것만이 유일한 자기 재산이라고 생각하는 사람과 일생 결혼 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은 나의 행복이다”라고 고백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정 회장에게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아끼지 않았던 변 여사는 남편을 떠나 보낸지 6년 만만에 그의 곁에 잠들게 됐습니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고인의 빈소는 서울 송파구 풍납동 아산병원 영안실에 마련됐고, 영결식은 오는 21일에 열릴 예정입니다. 장지는 경기도 하남시 창우리 선영으로 정해졌습니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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