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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CEO열전]<8>이종규 코스콤 사장

최종수정 2007.08.08 11:28 기사입력 2007.08.08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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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겸손·배려 '부드러운 카리스마'

이종규 코스콤 사장의 약력은 화려하면서도 단소하다.

그는 고등학교를 졸업한후 세무서 9급 직원으로 시작해 재정경제부 세제실장(1급)까지 올랐다. 이런 점 때문에 공무원들 사이에 자수성가의 대표적 인물 또는 살아있는 신화로까지 불렸다.

그가 기업의 최고경영인(CEO)으로 변신했다. 지난해 5월 증권선물시장과 관련 기업들의 전산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회사의 사장이 됐다.

지난 15개월동안 코스콤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시킨 것은 물론 올해는 매출 2000억원 돌파에 도전하고 있다.

 이같은 성과의 뒷면에는 몸에 베어있는 겸손함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로 고객과 직원들을 대하는 그만의 리더십이 깔려있다.


◆  리더는 머슴이다

이 사장에게는 친구 셋이 있다.

첫째는 고객이고 둘째는 시장, 또 하나는 직원들이다. 일주일 내내 고객들과 만나 의견을 듣고 회사로 돌아와 어떻게 개선할지를 고민한다.

고객의 일이라면 만사를 제쳐둔다. 휴일에도 일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직원들에게도 주인의식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500명이 넘는 코스콤 직원들의 이름과 특징을 모두 외울 정도로 직원들에 관심을 쏟는다.

고객이든 직원이든 그에게는 모두 주인일 뿐이다.

김준호 코스콤 본부장은 이 사장을 먼저 다가서는 '머슴형 리더'라고 귀띔했다.

회사내에서도 이 사장의 팬이라고 자처할 만큼 따르는 직원들이 많다.

그가 간부직원들이 회사일로 힘들어할 때 영양제와 건강관련 책자를 챙겨주고, 건강식품을 격려편지와 함께 집으로 보낼량이면 직원들은 진한 감동을 받는다.

코스콤의 윤홍식 부장은 "이 사장을 처음 만났을 때 '테니스를 칠 때 스매싱 기회가 와도 상대방이 받을 수 있도록 넘긴다'는 말에 의아해했는데, 직원들을 배려하는 일들을 직접 겪으면서 그 말을 이해했다"고 전했다.

이 사장의 수첩에는 편지 한 통이 접힌 채 꽂혀 있다.

지난 1월 코스콤의 한 직원 부인이 보낸 이메일이다.

'시스템 개발을 위한 테스트가 끝나지 않아 새벽2시에도 집에 들어오지 못한 남편이 열흘에 하루라도 쉴 수 있게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100명이 넘는 직원들이 몇일째 철야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그는 직접 작업사무실을 찾았고, 그들의 일하는 모습에 가슴이 찡해졌다.

일상의 감동을 주고 받기 위한 끊임없는 노력, 그것이 이 사장의 리더십이다.

그가 공직을 떠나면서 시 한 편을 후배들에게 남겼다.

김하인 시인의 '잠이 든 당신'이란 시의 '잠이든 당신을 들여다 봅니다.

어느 먼길을 걸어와 지금 당신이 제 옆에 잠들어 있는지 불가사의하게 느껴집니다'라는 구절을 통해 삼십억명 중 한 사람인 아내와 인연의 소중하게 여길 것을 당부했다.

그래서 그는 한강변이나 전국 여행길에 아내가 늘 그와 함께 한다.

공직에서나 회사에서 40년을 머슴으로 살게 해온 힘이 따뜻한 부부애에서 시작됐다면 성급한 판단일까.

◆  만화책ㆍ대중가요가 좋다

"틈 날 때마다 만화책을 읽는다.

또 전국 산을 찾아갈땐 카페송이 좋다." 예상밖의 대답은 늘 신선하다.

그의 소탈함이 주는 매력은 거침없는 자기고백에서 시작한다.

이 사장은 먼나라이웃나라, 삼국지 등을 좋아했고, 최근엔 조선왕조실록을 읽고 있다.

두 아들이 어렸을 때도 만화책을 많이 읽게 했다.

물론 만화 외에도 그가 읽는 책은 숱하다. 그러면서도 굳이 만화책을 으뜸으로 꼽는다.

만화에 대한 편견을 버리면 쉽고 재미있게 책을 접하는 최고의 선택이란 생각에서다. 만화책을 즐겨 읽던 아들 모두 서울대 공대를 졸업, 김&장 법률사무소에서 변리사로 활동중이다.

이 사장은 주말이 되면 한강변을 걷고 달린다. 또 시간을 내 전국 산을 찾는다.

이미 90개 산을 다녔고 앞으로 30곳을 더 오를 생각이다.

전국을 다니면서 그의 취미생활이 또 하나 생겼다.

맛집을 직접 발굴해내는 것이 그것.

거제도 도다리 쑥국, 하동 재첩국, 전주 비빔밥, 홍성 한우 등을 최고의 맛으로 꼽는다.

낯선 지방에서 아침 식사를 하기 위해선 할머니가 운영하는 시장골목 음식점을 찾는 것은 그만의 노하우다.

그가 좋아하는 노래는 클래식도 아니고 재즈도 아니다.

동네 세탁소 아저씨가 다림질하며 들음직한 대중가요들이다.

요즘은 가수 김난영이 다시 부르는 옛 유행가에 푹 빠져있다.

"여행길에 듣는 대중가요 가사가 곧 싯구절 아니겠느냐"는 그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조영주 기자 yjcho@ak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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