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머니테크] 헤지펀드인기뒤엔 매각제한 '함정'

최종수정 2007.08.16 10:58 기사입력 2007.08.16 10:58

댓글쓰기

일부 투자자 장기계약 불구 자금 빼내려 안간힘
'철창속에 갇힌 돈'...제2시장 할인가에 팔기도

한때 투자자라면 너나 할 것 없이 헤지펀드로 몰려들었다. 하지만 헤지펀드에 손댄 투자자 가운데 일부는 요즘 어떻게 하면 빠져나갈 수 있을지 전전긍긍하고 있다. 투자에 급급하다 펀드매니저와 돈을 장기간 묻어두기로 계약했기 때문이다.

매각 제한(lock-up) 조건이 엄격할 경우 계약 만기 전 투자금을 현금화할 수 없다. 조건이 그리 까다롭지 않다면 만기 전 현금화할 수 있지만 3~5%의 상환 수수료를 내야 한다.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4일자에 따르면 노련한 펀드매니저 에디 램퍼트가 운영하는 ESL 인베스트먼츠의 경우 매각 제한 기한이 5년인 펀드 하나를 출범시켰다. 대다수 펀드는 현금화 제한 기간이 1~2년이다.

펀드매니저의 입장에서 볼 때 매각 제한에 따른 이점은 분명하다. 현금화 기한에 제한이 거의 없는 펀드는 유동성을 높이 평가하는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있다. 그러나 시장 상황이 악화할 경우 너나 할 것 없이 돈을 회수하려 들 것이다.

포치어 파트너스의 파트너인 댄 히긴스가 말했듯 펀드매니저들은 “어려운 시장 상황에서 ‘총알’을 잃고 싶지 않을 것”이다.

헤지펀드는 매각 제한 조건 덕에 전환차익거래 및 합병차익거래 같은 속사 전략에서 벗어나 좀더 색다르고 유동성이 덜한 부문으로 이동할 수 있다. 유동성이 덜한 부문으로 부실채권, 대출, 기업인수 등을 꼽을 수 있다.

투자자들의 입장에서도 매각 제한이 합리적이다. 헤지펀드에 대한 간접 투자신탁(FOHF) 업체인 프리스마 캐피털 파트너스의 리스크 담당자 에마뉴엘 더먼은 우량 헤지펀드의 실적이 경쟁사들보다 계속 앞서는 반면 저실적 펀드는 계속 뒤진다는 것을 보여줬다.

더먼은 3년 매각 제한 펀드를 택한 투자자라면 연간 수익률에서 유동성이 높은 1년 제한 펀드보다 1% 이상 더 건질 것으로 본다. 매각 제한 프리미엄은 7년 되는 해 연간 3%에 달한다. 따라서 리스크를 무릅쓰고 더 이상 펀드에 묻어놓을 필요가 없는 것이다.

매각 제한이라는 철창에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는 투자자들을 위해 탈출구가 속속 마련되고 있다. 헤지베이 트레이딩 같은 몇몇 기업은 헤지펀드 주식 전문 제2시장을 개발해 왔다.

투자자는 해당 헤지펀드의 주식을 현재 가치에서 1~5% 할인된 가격으로 다른 투자자에게 팔고 빠져 나갈 수 있다. 인기 있는 펀드라면 투자 지분에 대한 프리미엄도 챙길 수 있다.

지난달 초순만 해도 베어 스턴스에 투자한 이들은 달러당 5센트의 프리미엄을 챙겼다. 하지만 이후 베어 스턴스의 펀드 주식은 휴지가 돼버렸다.

매각 제한 기간이 짧은 펀드에 투자한 이들의 사정은 다르다. 모든 투자자의 매각 제한 기간이 똑 같은 것은 아니다. 최장 기한으로 계약한 투자자들은 투자금 상환에서 마지막 순위가 될 수 있다. 인출 기간과 액수를 정하는 것은 펀드매니저의 몫이다.

어떤 기업의 대지분을 보유한 이른바 ‘행동주의 펀드’(activist fund·기업 지배구조와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펀드)가 해당 기업 인수전이 전개 중일 때 펀드 지분을 매각할 수 없다는 규정에 깜짝 놀랄지 모른다.

많은 헤지펀드를 고객으로 확보한 법률회사 슐트 로스 앤 제이븐의 파트너인 데이비드 에프런에 따르면 펀드매니저들은 이런 규정으로 상환을 중지 혹은 제한할 수 있다.

현실에서 그렇듯 헤지펀드의 세계에서도 철창 밖으로 나가고 싶다고 마음대로 나갈 수 있는 게 아니다.

이진수기commun@newsva.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newsva.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