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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준의 골프파일] '군자(君子)'의 골프

최종수정 2016.12.26 12:39 기사입력 2007.08.07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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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랭킹 1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를 명실상부한 '골프여제'로 탄생시킨 브리티시여자오픈.

이번 대회는 개막전부터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개최된다는 것 자체가 '빅 뉴스'였다. 대회 코스가 바로 '골프의 발상지'로 추측되는 유서깊은 골프장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골프의 발상지는 스코틀랜드일까. 골프의 유래에 대해서는 아직도 수많은 '설'이 있다. 스코틀랜드의 양치기들이 막대기로 돌맹이를 치다가 시작했다는 스코틀랜드 유래설은 지금까지 가장 많이 알려진 '설'일 뿐이다.

네덜란드에서는 "13세기 이전부터 막대기를사용해 돌맹이를 구멍에 넣는 놀이가 있었다"며 이 놀이의 명칭이 '콜펜'이고, 이것이 '골프의 원류'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동양에서도 물론 골프의 유래설이 존재한다. 란저우(藍州)대 린훙링(林洪寧) 교수는 중국 원(元)나라 시절 친다는 의미의 '추이'와 공이라는 뜻의 '환'이 합쳐진 추이환(丸)이라는 놀이가 있었고, 이것이 현대의 골프라는 중국기원설을 내놓았다.

추이환의 경기방법은 환경이라는 책에 자세히 서술돼 있다. 이것이 몽골 유목민들을 통해 유럽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실제 당시의 그림과 장비들을 토대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재미있는 것은 우리나라에서도 조선시대부터 골프를 쳤다는 설이다. 몇년전 한양대 체육대의 이진수 교수는 '국내 최초의 골퍼는 세종대왕이었다 '는 논문을 발표해 세인을 놀라게 한 적이 있다. 중국의 추이환(丸)이란 놀이가 조선시대 도입돼 봉희(棒戱)라는 경기로 전파됐다는 내용이다.

세종 3년 '조선왕조실록'에는 이렇게 기술돼 있다.

'채는 숟갈 같고, 크기는 손바닥만 하다. 두꺼운 대나무를 물소가죽으로 싸서 자루를 만든다. 공은 마뇌나 나무로 만들고, 크기는 달걀만 하다. 땅에다 주발만한 구멍을 파고, 서서 스틱으로 공을 친다. 공이 구멍 가까이 이를수록 좋고, 공이 구멍에 들어가면 점수를 얻는다.'

이 정도면 '봉희'가 오늘날의 골프와 매우 흡사함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골프를 즐긴 임금은 다름 아닌 세종대왕인 것이다. 이것이 이 교수의 주장이다.

골프의 유래야 어찌됐건 중요한 것은 '환경'이란 책에 군자(君子)가 가져야할 덕목으로 서술된 내용이다.

'이겼어도 겸손해야 하며, 패했어도 노하거나 공을 던져 버리지 않는다. 규칙도 잘 지켜야 한다. 적당하게 즐기고, 피로하지 않은 정도에서 끝낸다. 경기 도중에는 쓸데 없는 말을 하지 않는다. 죽은 공을 산 공이라고 속이지 않는다.'

현대의 골퍼들이 한번 음미해볼만한 내용이다. 이런 자세가 아니라면 군자가 아니라 바로 소인(小人)이 되는 셈이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평정심을 잃기 쉬운 계절이다.

'군자의 골프'를 즐길 것인가, 아니면 '소인의 놀이'를 할 것인가.

골프전문기자 golf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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