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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환락의 도시] 밤의 천사들 <45>

최종수정 2007.08.07 12:58 기사입력 2007.08.07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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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무길 기수가 기승한 5번 선행마가 먼저 선두로 앞서 나가 4번마 신차로 선두로 달리고 그 후미로 여러 말들이 2위 그룹을 형성하며 달리고 있다는 아나운서의 숨 넘어 갈 듯한 중계는 듣는 이를 더욱 긴장하게 만든다.

3코너 돌면서 꼴찌 그룹 중앙에서 달리던 7번 마 이만식 기수는 외곽으로 비호처럼 빠져나와 2위 그룹에 가세했다는 장내 아나운서의 멘트는 손에 땀을 쥐게 한다.

4코너 돌면서 직선주로에 접어들었고 5번 마가 힘이 벅차는 듯이 간신히 선두를 지키며 달리고 있다.

"형님 5번 마가 뛰는 걸보니 힘이 빠진 게 아닐까요?"

"글쎄, 7번 마도 문제구나."

4번 코너를 돌아 직선주로 들어선 모든 말들은 한데 어우러졌다.

이제부터 막힘없는 주로를 잘 잡고 노련한 기수와 뒷심이 있는 말이 선두로 결승선을 통과 할 수가 있다.

"형님, 지금 5번 마가 차고 나갔습니다.

7번 마는 뒷심 좋은 추입 마인데 채찍질로 조지는걸 보니 승부가 걸렸습니다."

승부가 걸린 말은 눈으로 봐도 확연히 드러나지만 승부가 없는 말은 다음 기회를 보고 몸만 푼다는 식으로 심한 채찍질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팬들이 보고 있기 때문에 채찍질을 하는 척, 최선을 다한 것처럼 시늉만 낼 뿐이다.

와아~ 힘내라~ 팬들은 자기가 걸었던 말들에게 손짓 발짓과 목이 터져라 힘찬 응원을 하고 있다.  

5번 마가 앞서 달리고 그 뒤를 인기마인 2번 4번 3번 9번 마가 순위를 다투며 따라붙었다.

   
 

2마신차로 5번 마가 결승선을 통과하고 뒤따르던 마필 네 마리 중에 2번 마가 근소한 차이로 결승선을 통과 할 순간이다.

승부는 끝났다는 듯 함성소리가 과천 벌에 울려 퍼지고 있었으나, 그때 외곽으로 달려오던 7번 마가 번개처럼 들어와 2번 마와 7번마가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 했다.

"저거 뭐야. 7번 말이 어디에서 날아 들어오는 거야?"

찌를 듯한 함성소리는 갑자기 쥐 죽은 듯이 조용해져 버렸다.

2번 마인지 7번 마인지 눈으론 판명을 할 수가 없어 심장이 머져버릴 것처럼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찰나의 순간이었다.

사진 심의가 있다는 전광판 모니터에 자막으로 나왔고, 기다리는 시간은 피를 말리고 있었다.

"동균씨, 승훈씨 나 지금 심장이 머져 버릴 것 같아 몇 번 마가 먼저야?"

장영실은 가슴을 움켜잡고 기다리다 못해 물어봤으나 동균은 고개를 저었지만, 그 심정은 장영실 못지않게 피가 마르고 목이 타서 마른침을 연신 삼켰다.

"얼마나 샀어?"

"큰 거 한 장."

장영실 말을 들은 동균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고갤 끄덕였다.

큰 것이라면 천만 원을 말하는 것이다.

순간 와~ 하는 함성소리가 들렸고, 전광판 모니터엔 사진 심의 결과가 화면으로 나오자 누구나 할 것 없이 함성을 지른다.  / 손채주 글, 이창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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