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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전략 점차 교묘해져

최종수정 2007.08.06 09:21 기사입력 2007.08.06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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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질 목소리 들려주는 한편 살해 경고
직접 협상은 장소 문제로 지연

한국인 인질 21명을 억류하고 있는 탈레반의 전략이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탈레반은 국내외 언론을 통해 여성 인질들의 목소리를 전해주는 동시에 한국 정부의 협상 노력에 불만을 나타내며 다시 인질을 살해하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지난 주말 동안 2명의 피랍 여성이 국내외 언론과의 전화 통화를 통해 자신들을 하루빨리 구해달라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 밤 통화된 여성인질은 "우리는 탈레반과 있다. 여러 곳으로 나뉘어 있다. 2명은 매우 아프다. 되도록 빨리 약을 보내달라. 우리를 구하는 데 최선을 다해달라"고 호소한 뒤 전화를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5일 통화된 여성인질은 "현재 인질 모두 아프고 한국에 가서 가족을 보고싶다"며 "아픈 정도에 따라 4명씩 나눠 억류됐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이어 "한국정부와 교황, 한국의 교회(샘물교회)가 우리를 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며 탈레반의 요구사항을 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 여성은 아프간 방언인 다리어를 말했다는 점에서 아프간 현지에서 샘물교회 봉사단의 현지 가이드 역할을 했던 간호사 임현주(32)씨인 걸로 추정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도 아프가니스탄 피랍자중 한명과 주아프가니스탄 한국대사관 관계자가 4일 직접 전화 통화했다고 5일 전했다. 이 당국자는 "전화통화는 짧게 이뤄졌으며 통화 내용은 피랍자들의 안전을 고려해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아프간 이슬라믹 프레스(AIP)를 통해 인질 석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AIP를 통해 "한국정부가 유엔의 안전보장도 받아내지 못했고, 심지어 유엔에 공식 요청도 하지 못했다"며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는 만큼 언제든 인질들을 살해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탈레반과 한국 정부의 직접 대면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협상 장소 문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아마디는 "아프간 정부의 영역 안에서 협상을 하려면 유엔의 안전보장이 필요하고 탈레반 영역에서 하려면 의회에 진출한 탈레반 출신 의원을 통해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파키스탄이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이슬람 국가면 어디서나 협상을 할 수 있다. 다만 유엔이 안전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질 사태에 대해 논의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간 회담이 5, 6일(현지시각) 미국의 캠프 데이비드에서 개최된다. 그러나 미국 측은 인질과 탈레반 구금자 맞교환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고 아프간도 동조하고 있어 전망은 밝지 못하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WP)는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국측이 아프간에 강경 조치들을 취하도록 압박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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