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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분리 논쟁 재가열...산업자본의 은행소유 길 열릴까

최종수정 2007.08.02 08:45 기사입력 2007.08.02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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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완화 요구 불구 정부 입장 '불변'
정치권 폐기법안 발의..9월 국회 통과여부 관심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폐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가열될 전망이다.

정부는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할 뜻이 없다"며 종전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재계의 요구가 강한데다 정치권에서도 이를 폐기하는 법안을 국회에 발의하는 등 대선국면과 맞물려 금산분리 원칙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한나라당의 이명박·박근혜 대선 후보도 금산분리 완화에 긍정적이어서 9월 정기국회에서 법안통과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금산 분리의 원칙은 현행 은행법 16조에 따라 산업자본이 은행지분을 10%까지 소유할 수 있고 의결권은 4%까지만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재계, 금산분리 원칙 전면 재검토 요구

재계는 현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원칙을 전면 재검토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하고 나섰다.

상공회의소는 1일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위원회 등에 제출한 '금융자본과 산업자본 분리정책 개선방향' 건의서를 통해 최근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으로 금융산업 내부의 업종간 칸막이는 완화되고 있지만, 금융과 실물부문 간의 칸막이는 오히려 더욱 높아지는 경향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상의는 건의서에서 현행 금산분리규제는 △글로벌 경쟁환경에의 금융-산업간 공동대응 저해 △국내민간자본에 대한 역차별 △기업의 적대적 인수합병(M&A) 불안감 조성 등의 부작용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의는 "금산 분리 규제의 가장 직접적인 부작용은 국내 민간자본 소유은행이 없기 때문"이라며 "내년 4월 우리은행이 매각되더라도 외국인 또는 정부의 영향을 받는 국민연금에 인수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상의는 이어 "그간 은행의 사금고화 우려 때문에 금산분리 원칙이 유지됐으나, 이제는 은행경영의 건전성과 금융감독장치가 크게 강화됐고, 최근 주요기업들의 부채비율이 세계 최저수준인 76.9%로 떨어지는 등 경영환경이 달라졌다"며 "산업계의 풍부한 유동성과 글로벌 경영경험을 금융부문에 접목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증현 금융감독위원장도 퇴임을 이틀 앞둔 1일 “글로벌 금융회사를 키우려면 자본이 많이 필요하다. 빚내서 하는 것보다 자본확충하는 게 낫지 않겠나. 그런 점에서 산업자본의 효율적 활용 방안을 마련하지 못해 아쉽다”며 금산분리정책 완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경부·공정위 "금산분리 원칙 유지해야"

반면 재정경제부는 재계의 '금산분리 원칙 전면 재검토' 건의에 대해 "현행 원칙에서 변함이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임승태 재경부 금융정책국장은 이날 "상공회의소의 건의에 대해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금산분리 원칙에 대해서는 종전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며 "현행 금산분리 원칙을 완화할 계획은 없다"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임 국장은 "금산분리와 자통법은 아무런 관계가 없다"며 "이미 산업자본은 증권사와 보험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은행의 경우 오너의 사금고로 악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소유를 제한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금산분리의 골격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최근 김병배 공정위 부위원장은 금산분리의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 "2004년 12월 시장개혁 3개년 로드맵을 만들 때 금산분리를 원칙으로 유지하자고 했었고 이후 계속 정부의 방침으로 유지돼왔다"고 밝힌바 있다.

◇정치권, '금산분리 폐기법안' 발의

이런 가운데 산업자본의 은행주식 100%보유를 전면 허용하는 등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를 폐지하는 법안이 발의돼 다음달 정기국회에서의 통과 여부가 주목된다.

1일 국회 정무위원회 무소속 신학용 의원은 14명의 다른 의원들과 함께 재벌의 은행 소유를 금지하고 있는 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정책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3개 법률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의된 법안은 은행법 개정안과 금융지주회사법 개정안,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현행 은행법 제2조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의 정의'와 제16조 2항의 '비금융주력자는 은행 지분을 4%까지 소유할 수 있다'는 규정을 삭제함으로써 산업자본이 의결권 있는 은행 지분을 100%까지 소유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지주회사법과 간접투자자산운용업법 개정안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조항들을 없앴다.

다만 금산분리를 완화할 경우 예상되는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안전장치를 강화해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의 부당 경영 행위를 규제하는 데 감독당국의 역량을 집중시켰다.

특히 이 법안은 금융 관련 법규에서 산업자본이라는 개념 자체를 없애 금산분리 정책을 사실상 폐기하자는 것으로, 지금까지 발의된 관련 법안 가운데 가장 강력한 것이다.

또 사전적 규제 완화와 사후적 감독 강화를 모두 아우르고 있다는 점에서 산업자본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사후적 규제 측면을 포함시키지 않았던 기존의 법안들과도 차별된다.

서영백 기자 ybseo@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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