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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反스트레스 경영 속속 도입

최종수정 2007.08.03 13:35 기사입력 2007.08.0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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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로 르노 엔지니어들 자살 이후 관심 급증 … 실적 위주 기업문화에서 벗어나야

   
 
글로벌화한 기업문화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 하는 요즘 터무니없이 높은 목표만 강조하다 보니 정신건강은 뒷전으로 밀리게 마련이다.

미국 스탠퍼드 경영대학원에서 조직행동론에 대해 강의하는 제프리 페퍼 교수는 “심리상담으로 스트레스의 원인을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6일자에 따르면 프랑스의 자동차 제조업체 르노에서는 올해 들어 다섯 달 사이 세 엔지니어가 자살했다.

그들 엔지니어는 자살 전 친지와 대화하는 가운데 얼토당토않은 과중한 업무량, 질식할 듯한 경영전술, 피로감, 고과 평가 중 동료들 앞에서 당했던 창피스러운 일에 대해 털어놓은 바 있다.

르노의 최고경영자(CEO) 카를로스 곤은 일본 닛산자동차(日産自動車)에서 직원들에게 높은 목표를 강요한 것으로 유명하다.

곤은 2005년 르노의 CEO도 겸하면서 실적 중심의 기업문화를 르노에 도입했다. 그는 2009년까지 개발할 모델 수를 26개로 늘리고 판매 목표치를 80만 대로 끌어올렸다. 르노를 유럽에서 수익성이 가장 좋은 자동차 메이커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생각이었다.

엔지니어들의 자살 이후 곤은 직무 스트레스와 씨름하기 위해 1000만 달러에 상당하는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

르노는 인력을 확충했다. 그리고 중간 간부 2100명에게 부정적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리는 방법에 대해 교육시켰다. 중간 간부는 이렇게 배운 스트레스 퇴치법을 평직원들에게 전수했다.

심리학자들은 르노의 임원진에게 스트레스가 폭발하기 직전 나타나는 여러 조짐을 어떻게 간파할 수 있는지 가르쳤다. 부하 직원들과 대화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교육시켰다.

실적 위주의 기업문화를 탄생시킨 미국에서조차 직장 내 스트레스에 대한 우려가 고조됐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자리잡은 연구개발업체 드레이퍼 래버러터리는 엔지니어들에게 휴대용 정보 단말기(PDA)를 지급하지 않는다. 놀 때는 열심히 놀라는 말이다.

드레이퍼의 인적 자원 담당 이사 잔 브누아는 “하루 24시간 내내 일하면 창의력이 어떻게 생기겠는가”라며 “항상 맑고 활기찬 정신을 유지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IBM은 세계 곳곳에 흩어진 자사 근로자들의 스트레스 정도를 온라인으로 체크한다. 예일 대학에서 개발한 온라인 설문지에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뭘 먹는가?” 등등 여러 질문이 포함돼 있다.

15분 정도 걸리는 질문에 답하고 나면 ‘성취 가능한 작은 목표부터 설정하라’ 같은 ‘처방’이 제시된다.

직장에서 고과평가처럼 큰 스트레스를 주는 것도 별로 없다. 좋지 않은 평점을 통고하는 윗사람이든 통고 받는 아랫사람이든 스트레스가 크기는 마찬가지다.

캔디, 스낵, 애완용 동물 사료 등을 만드는 마스는 중간 관리들에게 정기적으로 부하 직원과 솔직한 대화를 갖도록 권한다. 그러면 고과 평점이 낮게 나와도 충격은 덜하다는 것이다.

투자은행 골드먼 삭스에서 수석 고문으로 일하는 스티브 커는 고과평가 과정 중 스트레스가 가장 심한 일부 요소를 빼라고 권한다. 커에 따르면 “특히 순위를 매기는 것은 직원들 사이에 반목만 유발한다.”

요즘 골드먼 삭스는 몇몇 사안에서 목표치를 두 가지로 제시한다. 근로자가 능히 달성할 수 있는 목표와 강한 정신적 압박이 수반되는 목표를 동시에 부과하는 것이다.

커의 말마따나 “승자와 패자를 만들어내자는 게 아니라 승리의 표준이 무엇인지 정하자는 것이다.”

이진수 commun@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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