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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생일파티는 부모들 ‘돈잔치’

최종수정 2007.08.01 08:36 기사입력 2007.08.01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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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과 결혼산업 급성장

뉴델리의 한 고급호텔에서 100명 넘는 손님이 화려한 조명 속에서 여러 DJ들이 틀어주는 음악을 들으며 인도, 태국, 이탈리아 음식을 먹는다. 아이들은 솜사탕을 먹으며 파티장에 마련된 회전목마를 탄다. 모두 2살짜리 아이의 생일을 위해 아이의 부모가 계획한 파티의 장면들이다.

인도에서는 전통적으로 결혼식이 일생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로서 가정마다 거액을 들여 준비해왔다. 하지만 부유층이 성장함에 따라 어린이 생일잔치에 거액을 들이는 가정이 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 인터넷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자식의 생일에 무려 4000달러를 쏟아 붓는 부모도 있다고 소개하며 인도의 생일파티는 주인공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부모가 자신들의 부와 명성을 가족과 친지, 사업 파트너들에게 자랑하는 장이 됐다고 보도했다.

파티플래너 라케시 굽타는 “생일파티는 이제 결혼식과 비슷한 지위를 차지하게 됐다”며 “인도 사람들은 저축을 하려 하지 않으며 경쟁적으로 돈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자신의 사업이 지난 몇 년간 두 배 이상으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결혼식 대출상품을 취급해온 은행들은 이제 생일파티 관련 상품도 내놓고 있다. 인구 11억명 가운데 32%가 15세 이하 아동인 인도에서는 생일산업이 결혼산업만큼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제 생일파티에는 인형극과 마술사는 기본이고 코끼리, 말, 낙타에 소형 기차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파티의 테마로 설정돼 케익, 얼음조각, 냅킨 등에 새겨진다. 부유한 부모들은 “돈이 있는데 못 쓸 이유가 뭔가”라는 입장이다.

굽타는 “돈만 있으면 뭐든지 가능하다”며 “인도는 부유층으로 살기 가장 좋은 나라인 동시에 빈곤층으로 살기 가장 안좋은 나라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과연 인도는 양극화가 심한 나라다. 유엔에 따르면 인도 어린이의 42%는 영양실조에 허덕이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보다도 높은 비율이다. 뉴델리에서는 초호화 생일파티가 열리는 고급호텔 인근에서 구걸하는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DJ와 행사기획 사업을 운영하는 아누지 니야르는 “부유층과 빈곤층이 극명하게 대립하는 사회지만 그렇다고 돈 많은 부모가 돈 쓴다고 비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대형 잔치는 너무 물질만능적이라며 전통적인 방법으로 소박하게 자녀들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부모도 있다. 2살짜리 아이를 키우는 수시마 자인은 “아이들의 생일에 거액의 돈을 쓰는 부모를 비난할 입장은 아니지만 호화 파티를 열기에는 시기상조라고 생각한다”며 “돈이 있다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저축하는 것이 나을 듯하다”고 밝혔다.

이지연 기자 miffis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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