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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환락의 도시] 밤의 천사들 <41>

최종수정 2007.08.01 12:59 기사입력 2007.08.01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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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훈은 죽었다는 말에 맥을 짚어보았으나 맥박은 뛰고 있었다.

"이 새끼 기절했다. 차에서 물을 가지고 와라?"

이정민이 얼굴에 물을 부었다. 그러자 이정민이 깨어나 신음 소리를 낸다.

"이 짜식이 어디서 엄살을 부려 새끼야?"

"자 잘 못 했습니다. 한번만 살려 해주십시오."

이정민이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고 아주 작은 소리로 살려 달라며 그 자리에 푹 쓰러져 버린다.

승훈은 일으켜 세우라고 고개를 까딱 퉁겨 신호를 보냈다.

양쪽 겨드랑에 팔을 끼고 일으켜 세웠으나 힘없이 축 늘어진 채 고개를 푹 숙였다.

"야, 이 새끼야 고개 안 들어?"

승훈이의 고함 소리에 힘들게 고개를 든 이정민이 얼굴 밑 턱이 너무 심할 정도로 퉁퉁 부어올라 있고 피투성이였다.

턱을 구둣발로 맞아서 입술은 찢어지고 턱이 부서진 것 같았다.

"이정민, 내말 잘 들어라?

살고 싶거든 오늘 당장 강남 바닥을 미련 없이 떠난다.

그렇지 않으면 넌 죽는다. 알았나?"

"네, 떠나겠습니다."

이정민이는 들릴 듯 말 듯한 아주 작은 소리로 대답을 하곤 고갤 떨궜다.

"이 새끼 차에 태워."

   
 

승훈은 이정민을 병원에 입원 시키고 애들 두 명을 병원에 보초를 세우고 희진을 만나기 위해 강남 뒷골목으로 갔다.

"오빠, 그냥 혼만 내주지, 병원에 입원 시킬 정도면 너무 두들겨 패 준거 아냐, 병원에 입원했다고 하니까 어째 좀 불쌍하다."

"인간이 불쌍해서 이 정도에서 끝낸 거야."

"오빠, 나 마담언니한데 말 안하고 나왔거든 집안에 일 때문에 퇴근한다고 나올 테니까 여기서 잠깐만 기다려?"

잠시 후 한강 고수부지가 있는 잠실 선착장으로 갔다.

한강 건너편 뚝섬유원지, 강물 위에 떠있는 여러 척의 선상 카페에서 흘러나오는 휘황한 불빛은 환상적인 홍콩의 항구 도시를 방불케 했다.

삭막한 도심 속을 잠시나마 벗어나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며 내일을 생각하고, 아름다운 불빛을 토하며 물결을 헤치며 지나가는 유람선만은 덧없이 한가롭게만 보였다.

"미영이가 그 새끼한테 맞을 짓거리를 했더라."

"걔는 언젠가도 그 자식한테 맞아서 갈비뼈 네 개가 부러져 병원에 입원도 했었잖아, 병신 같은 년."

"미영이가 21살이라고 하던데 남자라면 아무나 좋아한다며?"

"걔는 남자 없으면 못살 정도로 너무나 밝히는 애야."

"인물도 괜찮다면서?"

"얼마나 예쁜데, 고등학생 정도밖에 안보니까 미친놈들이 용돈주고 방 얻어 준다고 그러지, 가끔 미영이가 부러울 때도 있긴 하지만."

"뭐, 미영이가 하고 다닌 것이 부럽다고?"

"아니 그런 것이 아니고, 어린 영계로 보이는 예쁜 얼굴이 부럽다는 거야, 미영이는 인기 짱이라 단골손님이 많아서 하루에 이차를 서너 번씩 나갈 정도로 바쁜 애야. 그래도 끄떡없어."

"그 애 한번 보고 싶은데 진짜 얼마나 예쁜지."

"왜, 미영이가 예쁘고 영계라니까 오빠가 어떻게 한번 해보고 싶어서 그러는 거지?"

"뭐야, 너 말 다했어?" / 손채주 글, 이창년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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