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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시각] '같기도'에 빠진 경제정책

최종수정 2007.07.25 12:28 기사입력 2007.07.25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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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기도'가 시중의 화제다.

'뭐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는 애매모호한 소재가 매주 개그 프로그램으로 소개되면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건 춤도 아니고 무술도 아니여", "이건 명품도 아니고 짝퉁도 아니여" 등 해괴망측한 소재를 무기로 우리 사회를 풍자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들이 내 보이는 개그는 언제 웃어야할지, 정녕 이게 웃긴 얘긴지도 모르는 와중에 자연스럽게 웃음이 묻어나 기존의 개그를 뒤엎고 있다.

거창하게 말하면 너무 흑백논리에 치우쳐 있는 우리의 삶을 '중용'적인 관점에서 일깨워 준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정부정책에서도 그 같은 조짐을 보이고 있어 어쩌자는 건지 모르겠다.

특히 일련의 경제정책이 '같기도'를 그대로 쏙 빼닮았다.

부처 간에 서로 상반된 정책을 내놓기 때문이다.

기업으로서는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할지 몰라 허둥대기 일쑤다.

"이건 기업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말라는 것도 아니여" 같은 얘기다.

최근 대형 백화점이 크게 늘어나자 공정거래위원회는 "독과점을 방지하기 위해 일정거리(대도시 반경 5km) 이내에 대형 할인점이 여러 곳 있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할인점 업계에서는 당연히 반색을 했다.

하지만 주무부처인 산자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대형 할인점의 신규 진출을 자제하라"고 옥죄고 있다.

이에 할인점업계는 "정부의 기업정책이 앞뒤가 안 맞는다"며 항변했다.

'같기도' 같은 얘기가 또 있다.

바로 석유화학업계의 M&A(기업 인수합병) 문제다.

공정위는 "국제경쟁력을 위해 M&A로 기업을 키워야 한다는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고 주장하면서 "M&A로 국내 시장이 독과점 돼 소비자의 선택이나 경쟁을 저해하면 시정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는 "도대체 공정위가 경제상황을 제대로 짚고 있느냐"며 "석유화학업계에서 자율적 M&A 시도가 나타날 경우 공정위가 기업결합 심사를 완화해야 한다"고 공정위를 조준 했다.

산자부는 자칫 1, 2년 뒤 석유화학 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감 때문이다.

반면 공정위는 국내 소비자 후생을 내세워 특정 업종의 시장점유율이 50%를 넘으면 기업결합을 규제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과연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가.

선진국들은 자국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규정을 고치고 국가지도자까지 두 팔을 걷어붙이는 판에 우리는 자기주장만 고집하니 하자는 건지 말자는 건지 답답할 따름이다.

또 '같기도' 같은 사례는 이것 말고도 더 있다.

출자총액제한제도가 그랬고, 하이닉스반도체 공장 증설 때도 그랬다.

물론 정책 사안에 따라 정부 부처마다 입장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부처 간 충돌이 기업의 활력을 꺾는다면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정부 정책에 따라 기업이 죽느냐, 사느냐 하는 문제에 봉착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입안 단계부터 이견을 조율하고 상대를 배려할 줄도 알아야 한다.

머리를 맞대고 기업하기 좋은 한국을 만들자고 나서도 시원찮은 판에 부처 간 반목만 보이면 기업이나 국민은 어디로 가겠는가.

3만달러, 4만달러로 가는 길, 기업이 신이 나서 뛰어가도록 '같기도' 같은 오류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한다.

양승진 온라인뉴스부장  ysy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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