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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되살아난 악몽 "10년전 비극 재현돼선 안된다"

최종수정 2007.07.23 17:59 기사입력 2007.07.23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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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법인 판매부진 재고누적에 은행빚 급증
노조 장기파업 멈추고 고통분담 적극나서야

기아자동차가 되살아난 악몽에 시달리고 있다.

해외법인의 재고누적, 환율하락, 내수부진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첩첩이 쌓인 가운데 계속되고 있는 노조의 파업이 기아차를 최악의 상태로 몰아가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난 97년 경영난에 노조의 장기 파업이 겹쳐 결국 회사가 부도에 이르렀던 사태가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해외법인 재고누적에 은행빚 눈덩이=기아차가 지난해 말 공시한 재무제표상에서 기아차의 총 차입금 규모는 2조9401억4900만원, 그러나 이달 4일 현재 은행연합회에 집계된 금융기관의 여신총액은 5조9150억4900만원으로 편차가 무려 3조원에 가깝다.

이처럼 외부에 공시한 재무제표와 실제 차입액상에 엄청난 차이가 발생한 원인은 기아차가 해외 현지법인에 판매한 자동차 대금의 처리방법 때문이다. 

기아차는 세계 각국의 현지법인에 자동차를 수출하면서 바로 대금을 받을 수 없는 만큼 수출한 자동차를 담보로 은행에서 돈을 빌려 우선 빈주머니를 채워넣는다.

이후 해외 현지법인에서 차를 팔아 대금을 입금하면 금융기관에 이를 갚아나가는 방식으로 수출차의 '외상값'을 유동화해 현금을 조달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들어 해외 현지법인의 판매 부진으로 재고가 계속 누적되면서 못받은 외상값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진 것.

기아차 관계자는 "해외 현지법인의 판매부진으로 3월말 현재 미상환된 금액이 총 3조2000억원가량 된다"며 "전에는 3~6개월이면 자금이 회전됐는데 최근 상환이 늦어지면서 차입규모가 커졌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말 해외현지법인의 미상환 금액을 포함한 총 여신잔액은 6조191억8800만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여신잔액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다.

◆한신평, 기아차 채무불이행 경고=한국신용평가정보(이하 한신평)가 내놓은 기아차의 '신용분석보고서'를 보면 기아차의 재무구조에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신평정은 "기아차의 현금흐름이 계속되는 외부차입 증가에도 불구하고 자금부족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상환능력 부족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혀 사실상 유동성 위기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경고하고 나섰다.

아울러 이 보고서에서 한신평은 기업의 신용전망을 평가하기 위해 만든 잣대인 'Watch등급'에서 기아차에 '위험'등급을 부여했다.

한신평의 Watch등급표에서 '위험'은 '연체 및 연체에 준하는 신용사건이 발생한 기업으로 채무불이행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한 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과거 현대차가 인수하기 이전 누적된 '신용불량' 경력이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금융기관에 기아차의 채무불이행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라는 경고를 보낸 셈이다.

한국신용평가정보의 'Watch등급'은 신용등급 산출이후 기간별 신용도의 변화를 감지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만든 평가 도구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신용도의 변화를 감시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또한 현금흐름등급 역시 CF3(보통)등급을 적용받았다. 이 등급은 '영업활동의 현금흐름은 양호하지만 신규투자를 위해서는 외부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태'를 나타내는 것으로 현상유지외 자체적인 신규투자 여력은 없다는 의미다.

◆경영악화 기름붓는 장기파업=더 큰 문제는 '독감'수준인 기아차의 경영상태를 '난치병'으로 몰아가고 있는 노조의 물정 모르는 장기파업이다.

기아차는 올해 1분기까지 4분기 연속 이어진 영업적자를 올해 2분기부터 만회한다는 계획이었으나 6월말부터 시작된 이번 장기파업의 여파로 2분기는 물론 3분기까지 흑자전환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28, 29일 한ㆍ미 FTA반대 파업을 시작으로 이달 20일까지 이어진 장기파업으로 입은 기아차의 생산차질은 2만2479대에 매출손실은 무려 3417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올해 들어 지속한 원가절감 등 내부 구조조정으로 올 상반기 300억원 규모의 흑자전환이 예상됐으나 막판에 터진 노조파업이 변수로 남아있다"고 말했다.

수출차질은 더욱 심각하다.

기아차의 7월 수출목표 물량은 6만여대(서산공장 제외), 지난 15일까지 선적된 물량은 2만1000여대로 목표수량의 35%에 불과한데다 이달 28일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를 감안하면 이미 목표 달성은 물건너갔다.

가뜩이나 판매부진으로 애를 먹고 있는 해외 현지 판매법인은 그나마 숨통을 틔워주던 인기차종이 제때 공급되지 않아 발생하는 고객 클레임으로 분통을 터트리고 있어 파업이 장기화될 경우 해외딜러 이탈 등 부작용이 심각할 것으로 우려된다.

기아차는 이 같은 위기극복을 위해 노조에 생산성 향상 및 판매부진 타개를 위한 고통분담을 요구하고 나섰으나 노조는 '모르쇠'로 일관하며 되레 파업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김정민 기자 jmkim@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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