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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세대] 그들은 누구인가(상)

최종수정 2007.07.23 10:58 기사입력 2007.07.23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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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와인세대, 나도 멀지 않았다.

오는 2050년이면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늙은 나라가 될 것이라고 한다.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출산율은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반면 고령화 속도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연유에서다.

실제 지난 15일 통계청이 내놓은 인구현황에 따르면 수명 증가로 우리나라 80세 이상 초고령 인구비중이 2050년 14.5%로 선진국의 9.4%를 크게 앞지를 것으로 전망되며 노령화 지수도 2005년 49에서 2050년엔 429로 급등, 세계 최고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금융감독당국과 연구기관들도 한국의 고령화를 피부로 느끼며 금융기관에 고령화에 대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지시할 정도다.

이같은 고령화 시대에 '어중띄게' 중간에 끼인 세대가 있다. 얼마전 제일기획에서 발표한 바로 45세에서 65세 사이의 와인(WINE)세대다.

와인 세대는 Well, Integrated, New, Elder 첫 글자에서 따온 말로 잘 숙성된 와인처럼 중후함을 풍기는 세대를 뜻한다.

그러나 실제는 '사오정'과 '오륙도'라는 슬픈 뜻이 담긴 신조어의 주인공으로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이끌었지만 외환위기 이후 조기 퇴직 풍조로 인해 노년에 대한 불안감에 휩싸인 세대다.

또 당장 자녀의 교육과 결혼, 자신의 건강과 노후 준비에 이르기까지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를 안고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이같은 세대층을 타깃으로 발빠르게 움직이는 은행이 국민은행이다.

국민은행은 고령화시대가 급속히 빨라지는 것에 착안해 이같은 연령층을 올해 주력 영업대상으로 삼았다.

이에 본지는 와인세대에 대한 올바른 정의와 함께 국민은행이 와인세대를 향해 진단하는 현재 상황과 영업전략 및 목표, 상품 등에 대해 3회에 걸쳐 살펴본다.

"우리 나이에 3대 바보가 있어요. 60살 돼서 집 늘려가는 바보, 장가간 자식과 같이 살면서 애 봐주는 바보, 자식한테 재산 다 주고 용돈 타 쓰는 바보."(서울 여의도에 사는 60대 초반 여자)

"자식도 자식이지만 우리 나이되면 부부 밖에 없다고 합니다. 내가 은퇴한 뒤에도 자식 덕 안보고 잘 살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죠."(경기 안양에 사는 50대 중반 남자)

4564세대, 우리가 기성세대라 부르는 이 연령대가 생각하는 요즘 생각이다.

이들은 여지껏 한국을 이끌어왔으며 현재 우리사회의 실질적인 지배세대라 말할 수 있는 세대다.

또한 고령화 속도 세계 1위인 우리 사회에서 향후 다가올 고령사회의 핵심이 될 세대이기도 하다.

얼마전 제일기획은 보고서를 통해 참여(Participation)와 열정(Passion)의 세대인 젊은 세대를 P세대로 규정하고 이들 P세대의 어버이 세대이며 386세대와 실버세대 사이에 낀 45~64세를 와인세대(WINE=Well Integrated New Elder)로 규정했다.

와인세대는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변화되는 현재 사회 전반적인 소비패턴을 좌우하며 금융권을 비롯한 전 기업체들의 핵심 영업 주력층으로 자리잡았다.

그렇다면 영업층을 공략하기 위해서 이들이 어떠한 시대적 배경이 있으며 어떤 삶의 방식을 살아가는지 분석해볼 필요가 있다.

 
◆ 와인처럼 숙성된 삶의 방식= 제일기획이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러한 와인세대의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중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가부장에서 가모장으로의 전환이다.

가정내 의사결정에서 아내의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으며 특히 돈을 쓰는 최종의사결정자가 남편에서 아내로 바뀌고 있다. 소비 주권이 여성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서울 도봉구에서 부동산 중개업을 하는 박모씨는 "요즘에는 남자들이 집 보러 복덕방에 오면 사모님 모시고 다시 오라고 합니다"라며 "최종 결정은 주로 사모님들이 하거든요"라고 말했다.

또한 자녀가 심리적, 물리적으로 부모의 영향권에서 벗어남에 따라 부부 중심의 라이프 스타일을 중요시하고 있다. 배우자는 나와 노후를 함께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동반자라고 생각하며 나의 행복은 배우자에게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회사원 김모씨(남, 50)는 올해초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만난 장모(여ㆍ51)씨와 재혼을 한 뒤 제2의 인생에 대한 꿈에 부풀어있다. 지난 90년 이혼한 뒤 아들과 딸 뒷바라지에 모든 것을 쏟았던 김씨는 현재 고3인 아들이 대학에 들어가면 자녀들 둘만 따로 살게 하고 자신은 새 부인과 함께 인생의 후반을 '전적으로 자신의 행복을 위해' 보낼 계획이다

다음으로 디지털과의 로맨스가 시작된다. 나이들면 기계치가 되기 쉽다는 편견과 달리 첨단기능을 갖춘 신제품들에 관심이 많고 사람을 사귀는데 있어 디지털이 훌륭한 도구라는 인식이 크다.

또한 여가생활과 관련해 스포츠 및 레저에 대해 갈망하고 있다. 수입을 위해 일을 더하기보다는 여가시간을 갖고 싶고 앞으로 가장 하고 싶은 활동이 스포츠 레저활동인 것으로 조사됐다.


◆ 와인세대, 미래준비법을 분석하라= 강남에 중산층으로 사는 48년생 최모씨(여)는 "자식들 뒷바라지하며 인생을 허비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나를 위해 남은 여생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즐기는 것이 우리 또래 아줌마들의 공통된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들 와인세대의 공통된 삶의 목표는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이다.

물론 경제적인 여유가 행복에 끼치는 영향이 지대한 것은 사실이지만 경제적 여유 못지않게 개인의 가치관과 라이프 스타일이 행복에 끼치는 영향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사는 것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우선 이들 4564세대는 취미활동과 대인관계로 바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취미활동과 원만하고 폭넓은 대인관계가 삶의 폭을 넓히고 무료하지 않은 인생을 즐길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또 절약 만이 미덕이 아니라는 것이다. 즉 생활을 즐길수록 행복감을 더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삶이 아끼고 모으는 절제와 더 연관이 있었다면 이제부터는 풍요롭게 쓰는 것을 더 즐겁게 느끼는 세대라는 것이다.

이들의 최대 관심사는 역시 건강이었다. 건강은 연령을 막론하고 누구에게나 가장 중요한 가치다. 더구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건강해야 부가적인 것도 누릴수 있다는 점에서 건강에 대한 관심사는 당연하다. 따라서 행복하려면 꾸준히 건강을 체크하고 관리해야 한다.

와인세대는 그 어느때보다 배우자의 역할이 증대되는 시기다. 배우자와 연애를 하듯, 서로를 더욱 아끼면서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일 수록 더 행복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으로는 미래에 대한 준비다. 향후 미래의 삶, 자신의 모습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인 것이다.


◆ 그렇다면 이들 세대 공략법은= 현재까지 국내 일반기업의 광고예산 중 약 95%는 젊은층을 대상으로 집행된다고 한다.

즉 와인세대는 마케팅 차원에서 사각지대에 머물러 있었다.

하지만 선진국 예를 볼때 오히려 와인세대는 선점시 무한한 시장 기회가 존재하는 '무주공산'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사회에 이른 일본의 경우 중장년층 이상의 소비지출이 2005년에 전연령층의 절반을 넘어섰다. 

전문가들은 이제 와인세대의 소비행태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우선 첫번째 키워드는 여성(Woman)이다. 소비권력의 주체가 변화하고 있으므로 여성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남성의 전유물이라 생각되던 자동차업계에서도 여성 소비자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미국 볼보 XC90은 이러한 여성편의를 위한 사양을 채택함으로써 창사이래 최대 성공을 거두었다고 한다.

요즘 국내 자동차업체의 TV광고를 보더라도 주인공인 젊은 여자 연예인들이 차를 몰고 나오는 모습이 낯설지 않다.

금융기관에서 최근들어 속속 여성들만을 위한 상품이나 마케팅이 한층 강화되고 있는 것도 이같은 차원에서다.

두번째는 실체(Itself)이다. 복잡한 것을 회피하는 와인세대의 특성을 반영, 기본과 실체를 중시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음은 안전(Safety)이다. 와인세대는 의심많고 신중한 소비자이므로 가상적인 기대감보다는 가시적인 확신을 통해 안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즉 체험을 통해 확신을 주고 브랜드, 메이커 이미지를 통해 신뢰감을 구축하는 것이 유리하며 구매 이후 서비스를 약속하는 것이 유효할 것이다.

와인세대는 금융상품을 선택할 때 특히 안전한 결정을 위해 브랜드 이미지를 무엇보다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넷째는 영원(Evergreen)이다. 나이들었다고 벌써부터 노인대접 받길 원하지 않는다. 나이에 맞는 제품 및 서비스보다는 영원한 젊음을 얘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잠재돼있는 새로운 인생욕구를 자극하고 기술치라는 선입견을 버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는 관계(Relationship)이다. 와인세대는 따뜻한 체온을 원한다. 기계의 신속함보다는 편안한 사람들과 관계를 선호한다.

이들에게 접근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휴먼터치를 바탕으로한 인적 교류를 활용하는 것이 효과가 있다.

미국 굴지의 금융회사 뱅크원(Bank One)에서는 금융기관 근무경험이 있는 정년퇴직자를 고용, 계좌 잔고가 많은 중장년층을 관리하게 하고 단순 은행업무 뿐만 아니라 애로사항을 청취, 은퇴계획, 건강문제 등 사적인 부분까지 카운셀링하게 함으로써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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