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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조직문화 확 바꾼다

최종수정 2007.07.20 10:58 기사입력 2007.07.2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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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회의 '겉으론 합리적 속뜻은 책임회피'
상명하달식 과감히 탈피 토론·개방형 변화

'공동책임은 무책임?'

삼성그룹이 사업 영역, 인적 구조조정과 함께 조직문화도 대대적으로 쇄신하는 작업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이 주목하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회의문화. 삼성그룹 출신의 한 인사는 "삼성에선 하나에서 열까지 회의를 통해 결정을 내린다. 얼핏 보면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처럼 보이지만 향후 책임 소재를 물을 때 공동의견 사항으로 돌릴 수 있다는 일종의 '책임회피용'으로 전용돼왔다는 비판을 받아온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삼성 측 관계자는 20일 "이건희 회장이 신경영 선언 당시 삼성식 회의문화의 병폐를 지적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모색해왔지만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게 사실"이라며 "최근 그룹차원의 경쟁력 회복에 나서면서 다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삼성 측은 업무코어 시간에 가급적 회의를 자제토록 하고, 팀별, 부서별, 전체 회의 등의 횟수도 줄이는 한편 회의시간도 10분에서 최대 1시간이 넘지 않도록 가이드라인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삼성측은 회의문화가 상당부분 부서장의 리더십과 연계되어 있다고 판단, 자율적으로  '생산성적인 회의문화 실천 캠페인' 등과 같은 회의 혁신운동을 전개해 부서 효율을 높이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또한 회의를 통한 결론 도출이 자칫 책임회피의 여지가 있다는 지적에 따라 업무분장을 확실히 해 책임소재를 명확하게 한다는 방침이다.

삼성SDI의 한 임원은 "원래 회의의 목적은 대화를 통해 각 구성원이 갖고 있는 지식과 역량을 최대한 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며 "결국 삼성의 회의 스타일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각 부서장들이 회의를 어떻게 운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사실 삼성은 그룹차원의 임원회의가 열리기 전에 '리허설'까지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심지어 한 때는 누가 무슨 이야기를 할 지를 사전에 각본을 짜놓기도 했다는 것이다.

잦은 회의 관행과 함께 상사로부터의 one-way 커뮤케이션으로 지시를 받는 일방적인 회의문화도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특히 고 이병철 회장의 사장단 회의는 '어전회의'로 불릴 정도로 상명하달식 회의가 이뤄졌다.

이건희 회장은 이러한 회의문화에 대해 "삼성의 사장단 회의는 어전 회의였다. 선대회장을 비판하려는 게 아니다.

비서실장이 회의 전날 PD노릇을 했다. 질문할 내용을 미리 알려주고 준비를 시키는 등이 과거 사장단 회의 모습이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의 한 임원은 "삼성의 소위 군대식 회의스타일은 상하간의 빠른 의사소통을 통한 스피드 경영에 적합한 면이 없지 않았다"며 "최근에는 비교적 개방적인 분위기가 형성돼 있음에도 자유로운 토론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계열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대원 삼성중공업 고문은 최근 발간한 '삼성기업문화 탐구'라는 책을 통해  "지금 삼성의 기업문화는 갈수록 냉정하게 변질되고 있다"며 삼성 조직문화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이규성 기자 bobos@newsv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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